[베이스볼 브레이크] 류현진이 중간계투…한대화감독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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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3일 07시 00분


한화, 벌써부터 에이스 보호 작전
시범경기 삼성전 6회 나와 2이닝 쾌투
20일 선발 비로 불발돼 감각유지 배려

류현진. 스포츠동아DB.
류현진. 스포츠동아DB.
자손이 귀한 집안이다. 그래서 장손은 더 금지옥엽으로 길러야 한다. 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되면 그 장손이 해야 할 일이 훨씬 더 많아지기에 그렇다.

한화가 벌써 에이스 류현진(24) 보호 작전을 시작했다. 류현진은 22일 삼성과의 대전 시범경기에 선발이 아닌 중간 계투로 등판했다. 2-2로 앞선 6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1안타 무4사구 무실점으로 가볍게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투구수는 25개.

당초 20일 대전 롯데전 선발 등판이 예정됐던 류현진이다. 하지만 비가 와서 경기가 취소됐고 등판이 밀리게 되자 코칭스태프가 류현진을 굳이 무리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 로테이션을 흔드는 일 없이 22일에 가벼운 시험 등판만 하도록 한 것이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어차피 시범경기 등판 기회가 한 번 더 남았는데 날짜까지 바꿔 가며 던지게 할 필요는 없다. 감각만 유지하는 선에서 내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신 류현진은 이날 등판 직후 불펜에서 전력 피칭을 더 했다. 예상보다 공을 적게 던진 까닭에 투구수를 조절하기 위해서다. 다음 등판은 26일 광주 KIA전으로 정해졌다.

한화 입장에서는 당연히 애지중지해야 하는 팀의 간판이다. 뚜렷한 전력 보강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류현진에게 거는 기대는 올해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한대화 감독은 “남들은 류현진 등판일에 마음이 편하겠다고 하지만, 나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라고 종종 말해왔다. 한화 장종훈 타격코치도 “류현진이 나오면 타격코치는 평소보다 더 조바심이 난다. 꼭 점수를 많이 내야 한다는 마음이 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물론 투수코치들의 부담도 만만치 않다. 류현진이 두 차례 시범경기에 등판할 때마다 공교롭게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자, 한용덕 투수코치가 “에이스가 나오는 날에는 투수코치가 날씨까지 조절해 줬어야 하는데…”라고 농담했을 정도다.

하지만 류현진은 여전히 의연하다. 자신의 페이스대로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 올라가고 있다. 그는 “지난해 시범경기와 비교하면 아직 밸런스가 덜 잡힌 느낌이다. 하지만 지금도 충분히 괜찮다. 정규 시즌 때는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대전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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