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서울국제마라톤-제 82회 동아마라톤]마스터스 남녀 1위 김창원,이정숙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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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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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원 “한국인 된 뒤 첫 레이스… 떨리고 행복”
이정숙 “작년 5연패 놓친 후 오늘만 기다려”


마스터스 남자1위 김창원씨

“한국인이 된 뒤 첫 레이스라 떨렸습니다. 행복합니다.”

아프리카 브룬디 출신 버진고 도나티엔 씨가 ‘김창원(33·사진)’으로 출전한 첫 레이스를 우승으로 장식했다.

2006년부터 3년 동안 서울국제마라톤 마스터스를 제패했던 김 씨는 이날 2시간27분33초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2009년과 2010년 발목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했던 그는 “올해도 몸이 너무 안 좋아 훈련을 제대로 못했다. 하지만 동아마라톤에는 꼭 참가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앞섰다. 내 옆에 같은 국적의 사람들이 달리고 있어서 마음이 따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씨는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 하프마라톤에 출전하기 위해 방한했다가 고국에서 내전 상황이 악화돼 귀국하지 못했다. 난민 신청을 한 뒤 한국에 정착한 그는 지난해 11월 귀화 시험에 합격해 한국 국적을 얻었다. 낮에는 ㈜현대위아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고 밤엔 경남대 경영학과 야간에서 공부하고 있다. 주경야독하느라 오전 4시 반에 일어나 이번 대회를 준비해왔다.
▼마스터스 여자1위 이정숙씨

국내 여자 마스터스의 지존으로 통하는 이정숙 씨(46·사진)는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뼈아픈 기억이 있다. 레이스 초반 치고 나가지 못해 수많은 참가자에게 파묻혀 고전하다 2위에 머문 것이다. 2006년 시작된 서울국제마라톤 마스터스 5연패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이날 줄곧 레이스를 리드하다 2시간47분54초의 기록으로 정상에 복귀한 그는 “5연패를 놓친 뒤 오늘을 정말 기다렸다. 훈련을 많이는 못했지만 매주 소규모 대회에 참가해 실전 감각을 이어가려고 노력했다”며 기쁨을 표현했다.

숙명여대 체육교육과 재학 시절 중장거리 육상선수였던 이 씨는 결혼 후 선수 생활을 그만뒀지만 2004년 다시 운동화를 신었다. 천안 신대초 체육교사로 일하며 주 3, 4회 1시간씩 꾸준히 달린 끝에 마스터스의 지존으로 우뚝 섰다. 이 씨는 “중장거리 선수인 첫째(최재빈·한국체대)와 둘째(정윤·충남체고)의 응원이 가장 힘이 됐다. 체력이 허락하는 한 매년 동아마라톤에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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