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영은 17일 안동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7회 전국여자신인아마추어복싱선수권 48kg급 결승에서 성소미(17·순천청암고)를 3회 RSC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RSC는 일방적인 경기가 계속될 때 심판이 중단시키는 제도. 이시영은 또 여자부 5체급에 출전한 24명의 선수 중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사실 이날 승부에 대한 전망은 정반대였다. 성소미의 부친은 전 국가대표 성광배 코리아복싱클럽 관장. 수영 얼짱 정다래의 남자친구로 알려진 아들 성동현을 국가대표 복싱선수로 길러냈다. 복싱 관계자들은 대부분 성 관장의 지도를 받은 성소미의 우세를 예상했다. 그러나 인파이터형의 성소미가 파고들려 할 때마다 이시영의 스트레이트가 적중했다. 성소미가 위축되자 자신감을 얻은 이시영은 일방적인 공격을 펼쳤다.
성 관장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다 보니 딸이 심리적으로 위축된 것 같다. 평소의 50%밖에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시영이 잘했다. 키가 크고 팔이 길어 신체조건이 좋다. 운동에만 전념한다면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 최희국 차장 역시 엘리트 선수의 길을 걷고자 하는 복싱 유망주들을 이겼다는 점에서 이시영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 이시영이 전국체전 등에서 입상하지 못하라는 법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 관장과 최 차장 모두 이시영과 국가대표급 선수들과의 실력 차이는 인정했다. 틈틈이 복싱을 익힌 이시영이 체계적으로 기량을 쌓은 국가대표 선수들과의 격차를 좁히긴 어렵다. 이를 위해서는 이시영은 더 많은 시간을 복싱에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여배우가 복싱으로 업종 전환을 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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