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숨은 살림꾼이냐 … 막강 화력 거포냐

  • 동아일보

‘팀의 살림꾼이냐? 화려한 공격수냐?’

프로배구 정규리그가 막판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우승팀은 대한항공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남은 게 있다. 평생 한 번뿐인 신인왕이 그렇다.

역대 신인왕은 각종 개인 기록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올 시즌은 변수가 많았다. 신인왕은 대한항공 곽승석과 KEPCO45 박준범으로 압축됐다. 시즌 초까지만 해도 우리캐피탈의 김정환이 가세해 3파전을 벌였다. 하지만 팀의 부진과 부상까지 겹쳐 후보에서 밀렸다. 여기에 독일과 터키 프로리그에서 뛰었던 늦깎이 신인 현대캐피탈 문성민은 “후배에게 양보하겠다”며 신인왕 후보 자격을 스스로 포기했다.

곽승석과 박준범의 스타일은 극과 극이다. 박준범은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된 거포다. 팀의 공격을 책임지며 득점 5위(445점), 공격종합 8위(성공률 48.59%), 오픈 6위(성공률 44.77%), 퀵오픈 10위(성공률 55.6%), 후위공격 9위(성공률 46.11%) 등 화려한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팀 성적이 나쁘다는 게 약점이다. KEPCO45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무산됐다.

곽승석은 박준범 같은 화려한 공격력은 부족하다. 그 대신 팀의 살림꾼 역할을 해냈다. 공격에서는 시간차와 이동공격에서 각각 6, 7위에 오른 게 전부지만 수비에선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특히 대한항공의 약점으로 지목되던 서브리시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리시브에서 세트당 4.112개(5위)로 상대팀의 리베로에 버금가는 수비력을 뽐냈다. 대한항공은 곽승석 덕분에 김학민과 에반 등 공격진이 마음 놓고 공격을 할 수 있었다. 곽승석은 “팀 우승이 중요하지만 신인왕도 욕심난다. (박)준범이와 신인왕 경쟁을 하게 돼 영광이다”고 말했다.

문용관 KBSN 해설위원은 “신인왕은 기록은 물론이고 팀 공헌도 등이 영향을 끼치는 만큼 남은 경기에서도 경쟁이 뜨거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인왕은 정규리그 직후 기자단과 경기운영위원 심판위원의 투표로 결정된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