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노는 몰리나 ‘톱니를 맞물려라’

  • Array
  • 입력 2011년 3월 8일 07시 00분


■ 수원에 한방 맞은 서울의 허와 실

무너진 중원…벤치대결도 완패
황보관감독 “K리그 치열함 경험”
최태욱 등 부상자 복귀예정 희망

개막전에서 패한 FC서울 선수들. 국경원 기자 onecuut@donga.com
개막전에서 패한 FC서울 선수들. 국경원 기자 onecuut@donga.com
패배는 쓰리고 아픈 법. FC서울에게는 특히 그랬다. 상대가 ‘라이벌’ 수원 삼성이니 아쉬움은 훨씬 컸다. 하지만 긴 레이스의 첫 걸음을 뗐을 뿐. 절망하기는 아직 이르다. 아픔이 큰 만큼 희망도 함께 봤다.

○아픔

전술적인 문제다. 야심차게 영입한 ‘콜롬비아 특급’ 몰리나(사진)가 따로 놀고 있다. 성남을 아시아 최강으로 이끈 몰리나였지만 아직 서울의 일원은 되지 못한 듯 하다.

성남 시절, 몰리나는 프리롤 성향이 강했다. 성남 신태용 감독은 몰리나가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풀어줬다. 하지만 서울에서 몰리나의 역할은 제한됐다. 수원전 때 맡은 플레이메이커는 ‘맞지 않는’ 옷이었다.

지난 시즌 이 자리에서 농익은 활약을 펼친 제파로프에까지 악영향을 끼쳤다. 몰리나는 자주 동료들에게 짜증을 냈다. 고요한-최현태 중원 라인도 부족했다. 수원의 오장은-이용래에게 밀렸다. 공격도 부진했는데, 중원마저 뚫리니 속수무책이었다.

벤치 대결에서도 서울이 졌다. 서울 황보관 감독은 수원 윤성효 감독의 전술에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윤 감독은 수비가 두터운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으나 공격마저 서울을 압도했다. 수원은 이외에도 3가지 맞춤 전략을 준비했단다. 그나마 ‘알고도 당한’ 게 아닌 것에 만족해야 할까.

○희망

현 시점에서 국내 대회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기엔 2% 부족해 보인다. 스쿼드 면에서 서울은 수원에 크게 밀린다. 마땅한 교체 요원이 없다. 여기에 부상자가 너무 많다. 최태욱 하대성 고명진 박용호 한태유 등 5명이 빠졌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는 발전할 여지가 많다는 의미다. 이달 중순부터 속속 복귀할 예정이다. 여기에 박용호를 대체한 방승환은 나름 선전을 했다. 브라질 수비수 아디의 농익은 활약은 수원 마토가 전혀 부럽지 않았다.

황보관 감독도 새로운 걸 경험했다. K리그의 치열함이다. “오늘보다 못할 경기는 없을 것”이라던 황보 감독의 말마따나 서울은 올라갈 일만 남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