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천안 ‘3·1절 매치’ 누가 만세 부를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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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삼성화재, 3년째 유관순체육관서 같은 날 대결

유관순 열사의 고향 천안에는 유관순체육관이 있다. 2001년 개장한 이곳은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홈구장이다. 최근 2년간 3월 1일에는 이곳에서 라이벌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경기가 열렸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두 팀이 ‘3·1절 매치’를 이어가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은 최근 세 시즌 연속 1, 2위를 했다. 한국배구연맹은 그동안 일정을 짤 때 개막전은 전 시즌 우승팀 홈에, 공휴일인 3월 1일에는 2위 팀 홈에 경기를 배정해 왔다. 여기에 흥행을 고려해 1, 2위가 맞붙게 하다 보니 두 팀이 3년 연속 만나게 됐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3·1절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선착순 3000명에게 태극기를 나눠 주고, 선수들도 태극기를 흔들며 입장할 계획이다. 태극국악원 천안지부 대학생들의 태극 깃발 공연도 준비했다. 부대시설인 챔피언 돔에서 독립운동 영상물을 상영하고 매표소 주변에는 3·1절 관련 사진을 전시한다. 이날 하루 3·1절 기념관으로 탈바꿈할 유관순체육관에는 92년 전 그때처럼 태극기의 물결이 넘실거릴 것으로 보인다.

2년 전 현대캐피탈은 몇몇 여고생 팬에게 흰 저고리와 검정 치마를 제공했다. 이들은 ‘유관순 복장’에 태극기를 든 채 홈 팀을 응원했다. 이를 지켜본 삼성화재 프런트는 “마치 우리가 일제강점기 형사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애써 행사를 준비한 쪽은 현대캐피탈이지만 경기는 세 차례 모두 삼성화재가 이겼다. 현대캐피탈은 이번에야말로 3·1절 매치의 연패를 끊겠다는 각오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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