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1위 확정…“챔프전서 축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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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일 07시 00분


현대건설, 도공 완파…리그 2연패
황연주 “이적 선물…끝까지 웃겠다”

현대건설이 28일 오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0-2011 V리그 6라운드 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3대 0으로 승리하며 2년 연속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현대건설이 28일 오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0-2011 V리그 6라운드 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3대 0으로 승리하며 2년 연속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축제 준비는 이미 완료한 상태. 승리의 축포와 샴페인을 터뜨리는 일만 남았었다. 2시즌 연속 정규리그 1위까지는 단 한 경기. 하지만 분위기는 여유와 거리가 멀었다.

현대건설과 도로공사의 NH농협 2010 ∼2011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경기가 열린 2월28일 수원실내체육관. 경기 시작 두 시간여를 앞두고 체육관에 들어서는 양 팀 선수들의 표정은 비장하기까지 했다.

현대건설은 ‘1위’라는 타이틀이 주는 무게감 탓이었다. 도로공사는 ‘희생양’이 되기 싫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현대건설은 16승3패로 단독 선두를 지키고 있었고, 도로공사는 13승7패 2위였다. 포스트시즌을 미리 대비한다는 점에서도 결코 물러서기 어려웠다.

더욱이 현대건설 황현주 감독과 도로공사 어창선 감독은 흥국생명 시절 코칭스태프로 한솥밥을 먹은 관계. 시즌 중에도 짬이 나면 소주 한 잔을 걸칠 정도로 친분이 각별하지만 코트에서는 서로의 가슴에 창을 겨눠야 하는 승부사일 뿐이었다. ‘봐주기’는 있을 수 없는 일.

현대건설 정종욱 사무국장은 “선수들이 많이 긴장하는 것 같아 말 한 마디를 건넬 때에도 조심했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정규리그 1위 축하 세리머니는 철저히 준비했다.

현대건설은 약 1000만 원을 들여 축하 문구가 새겨진 대형통천, 티셔츠, 축포, 꽃다발 40여 개 등을 마련했다. 두둑한 승리 보너스는 번외의 선물. 한국배구연맹(KOVO)에서 받은 정규리그 1위 상금 5000만 원도 미리 푼다.

다만 진짜 선물은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뒤 결정할 계획이다. 지난 시즌 해외여행 등 우승 선물을 미리 공지했다가 낭패한 기억 탓이다.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챔프전 직행을 향한 열망이 강했다. 일방적인 흐름 속에 현대건설은 세트스코어 3-0(25-23 25-20 25-20)으로 완승했다. 7연승.

서브 에이스 2개, 블로킹 2득점을 성공시키는 등 총 12득점을 한 현대건설 황연주는 “이적 첫 시즌에 좋은 일이 생겨 기분 좋다. 이 기세를 끝까지 이어가 마지막에도 웃고 싶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이 기분 좋은 까닭은 또 있었다. 사실 이날 패했다면 세리머니를 위해 준비한 1000만 원 어치 물품은 무용지물이 될 뻔 했다.

현대건설의 다음 경기는 3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릴 GS칼텍스전. 상대가 극도로 부진해 세리머니 요청을 하기도 사실 민망했다. 꽃가루가 흩날리는 홈 체육관에 울려 퍼진 록 그룹 퀸의 ‘위 아 더 챔피언’은 그래서 더욱 짜릿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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