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오카다 감독한테 비법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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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7일 07시 00분


“바깥쪽 변화구 조심하라”…아낌없는 조언
훈련량 많지만 찬호형과 함께하니 맘 편해
‘LEE. S. Y.’ 국대 이니셜 세우고 부활 다짐

오릭스 오카다 감독(80번)이 6일 훈련 도중 이승엽(왼쪽에서 두 번째)을 앞에 두고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오카다 감독은 박찬호와 이승엽, 두 한국 출신 스타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오릭스 오카다 감독(80번)이 6일 훈련 도중 이승엽(왼쪽에서 두 번째)을 앞에 두고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오카다 감독은 박찬호와 이승엽, 두 한국 출신 스타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승엽(35)은 과연 오릭스에서 부활할 수 있을까. 새로운 각오로 부활을 준비하고 있는 이승엽을 6일 미야코지마 시민구장에서 만났다.

-오릭스에서 적응은 잘 하고 있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빨리 적응하고 있다. 모두들 잘 대해주고 있다. 밖에 있었다는 느낌보다 원래 있었던 팀처럼 편하다. 아직 며칠 지나지 않아 속 깊은 얘기를 할 수 있는 선수는 없지만, 특히 외국인선수들하고 다 친해진 것 같다.”

-요미우리하고 훈련 스타일이 다른가.

“훈련량은 오릭스가 훨씬 많지만 편안하다. 요미우리보다 관중도 적고 기자들도 적어서 그런가?(웃음) 훈련할 때 물론 긴장은 하지만 실수를 해도 나름대로 편하게 훈련할 수 있어서 좋다. 요미우리에서는 보는 눈이 많으니까 캠프에서도 스트레스가 심하다. 여기서는 누구한테 보여준다는 생각보다 나 스스로 보완해가며 훈련할 수 있다. 편하니까 훨씬 능률적이다. 요미우리가 많이 생각날 줄 알았는데, 빨리 잊게 됐다.”

-등번호도 3번으로 바꾸고, 이름도 ‘LEE’에서 ‘LEE. S. Y’로 바꿨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기분 전환 차원이다. 한번 바꿔보고 싶었다. 국가대표 때 영문 이름 이니셜을 ‘LEE. S. Y.’로 썼으니까. 3번은 원래 좋아했던 번호고….”

-예년보다 페이스가 빠른 것 같다.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훈련하는가.

“연습량이 워낙 많으니까 배트가 잘 돌아갈 수밖에.(웃음) 다른 건 신경 별로 안 쓴다. 타격시 상체와 하체가 같이 나가면 변화구 대응이 안 된다. 언밸런스 속의 밸런스라고 해야 할까? 하체가 나가되, 상체는 파워포지션에 남겨두고 타격하는 연습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테이크백을 한 뒤 100% 힘을 쓸 수 있어야 한다. 지난해까지는 이게 잘 안 됐다. 지금까지는 괜찮다. ”

-박찬호와 같이 생활하니 어떤가.

“밥 먹을 때 같이 먹고 그런다. 찬호형은 많이 먹는 스타일이더라. 나도 예전에는 많이 먹었지만 지금은 양을 많이 줄였다. 또 나는 빨리 먹는데, 찬호 형과 얘기를 하면서 먹다보니 천천히 먹게 되더라. 그런데 여기서 살이 쪘다.(웃음). 먹는 걸 줄이고 운동을 많이 하는 데도 살이 찐 걸 보면 여기가 편한 모양이다.”

-다카시로 수석코치와 쇼다 타격코치는 지난해 한화와 SK에서 코치생활을 했다. 도움을 주는가.

“두 분 다 한국생활을 하셔서 그런지 한국말을 잘 하신다. 막히는 거 있으면 야구든, 야구 외적이든 언제든지 얘기하라고 말씀하셨다. 오사카에 교포들도 많이 알고 있으니까 도와주겠다고 하셨다.”

-오카다 감독이 특별히 한 얘기가 있나. 오카다 감독은 한신 감독 시절에 이승엽에게 많이 당하지 않았나.

“캠프에 도착해 식사할 때 부르시더라. 예전 한신 감독 시절에 한신투수들에게 머리 쪽으로 날아가는 몸쪽 높은 공을 보여주고, 바깥쪽 변화구로 승부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여기서도 그걸 조심하라고 말씀하셨다. 나야 고맙다. 운동만 하게 도와주니까.”미야코지마(일본)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사진|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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