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터키 이스탄불에 도착한 조광래 감독의 한국대표팀은 10일 오전 3시 트라브존에서 터키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른다. 히딩크 감독과 흥미진진한 맞대결이다.
한국대표팀에는 또 다른 중요한 의미가 있다. 아시안 컵 이후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30·맨유)과 이영표(34·알 힐랄) 없이 치르는 첫 A매치다. 둘의 후계자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박
지성과 이영표는 지난 10년 간 대표팀 붙박이 주전이었다. 3차례 월드컵을 포함해 각종 대회에서 한결같이 그라운드를 지켰다.
이제는 향후 10년을 책임질 후계자를 길러야 한다. 그 첫 무대가 이번 평가전이다. 다행히 대표팀에는 재능 있는 젊은 피들이 많다. 무한 경쟁이 예상된다.
● 박지성-조광래 견해 차
박지성은 은퇴 기자회견에서 후계자로 김보경(22·세레소 오사카)과 손흥민(19·함부르크)을 꼽았다. 둘은 박지성과 비슷한 점이 많다. 체격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지만 공간을 활용할 줄 아는 영리한 축구를 구사한다. 탄탄한 기본기와 멀티 능력도 닮은꼴이다.
그러나 조광래 감독의 생각은 약간 다르다. 박주영(26·AS모나코)과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을 점찍었다. “박지성의 빈 자리를 뉴 페이스에게 맡기기에는 아직 부담스럽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박주영과 구자철이 측면에서도 지금과 같은 폭발력을 보일 수 있을지가 변수다.
박주영은 올 시즌 초반 소속 팀에서 측면으로 뛰었지만 그다지 인상적인 활약은 없었다. 구자철은 아시안 컵에서 섀도 스트라이커로 뛰기 전까지 주로 중앙 미드필드를 소화했다.
● 차기 주장 1순위는 박주영
박지성의 후계자 구도는 단순히 포지션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캡틴’으로 대표팀 안팎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 차기주장 선임도 중요한 과제다.
이 역시 1순위는 박주영이다.
조 감독은 “주장 감으로 박주영과 이정수와 차두리를 생각하고 있다. 셋 다 성격이 원만해 적임자다. 본인 의사를 물은 뒤 결정을 내리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주영에게 무게가 실리고 있다. 조 감독은 차기 주장으로 신경 쓸 일이 많은 수비수는 피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적이 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때 차두리와 이정수는 34세지만 박주영은 기량이 무르익는 29세다. 2010남아공월드컵 때 박지성의 나이가 29세였다.
박주영이 측면을 맡고 주장까지 되면 박지성의 포지션과 대표팀 내 역할을 자연스레 물려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