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떠나는 자와 남는 자… 삼성사령탑 이취임식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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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아쉽다… 후회는 없다”
류중일 “화끈한 야구로 KS우승”

“체중이 3kg은 빠진 것 같아요. 자려고 누워도 뭐부터 해야 할까 싶고….”

“시즌 시작하면 더합니다. 몸 관리 잘하세요.”

5일 삼성 2군 훈련장인 경산볼파크 1층 식당. 이례적으로 이임식을 겸해 열린 13대 삼성 감독 취임식을 마친 류중일 신임 감독과 선동열 전 감독이 식당에서 뼈있는 담소를 나눴다. 첫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신임 감독의 부담감과 6년 동안 잡았던 지휘봉을 내려놓은 전임 감독의 홀가분함이 극명하게 대비됐다.

두 감독의 엇갈린 심정만큼이나 2011년 삼성의 야구도 크게 바뀔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계약 기간 4년을 남긴 선 감독의 퇴진이 ‘지키는 야구’에 대한 전면 수정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류 감독이 밝힌 2011년 삼성 야구는 유지와 보완으로 집약된다. 선동열 감독의 지키는 야구를 계승하면서 젊은 사자의 공격 본능을 부활시키겠다는 것이다.


■ 宣의 조언

○ 막강 불펜은 지킨다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식장에 들어선 류 감독은 “선 감독이 만들어 놓은 마운드 운영의 틀은 유지할 것”이라며 전면적 개혁에 선을 그었다. 안정권(안지만 정현욱 권혁)으로 상징되는 삼성의 지키는 야구 틀을 깨지는 않겠다는 얘기다.

선 전 감독도 “김응룡 전 사장이 제가 감독 취임 때 투수 교체 타이밍만 빨리 하라고 조언했는데, 나도 류 감독께 그 말을 해주고 싶다”며 후임자를 거들었다. 빠른 투수 교체 타이밍은 지키는 야구의 핵심이다.

○ 밋밋했던 공격은 확 바꾼다

류 감독은 ‘짠물 야구’에 대한 지적을 넘기 위해 화끈한 야구라는 화두도 제시했다. 양준혁 이승엽으로 대표되는 삼성의 공격 야구를 원하는 올드팬을 다시 모으기 위한 복안이다.

류 감독은 “채태인 박석민 최형우 등 주축 타자가 어느 정도 올라오면 활발한 타격전을 펼치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프링캠프부터 훈련 강도를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공격력 강화를 위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6시즌을 뛰며 타율 0.275에 홈런 55개를 기록한 외야수 라이언 가코를 영입했다.

류 감독은 빠른 야구도 선보일 생각이다. 류 감독은 “선진 야구는 주루와 수비가 빨라야 한다. 한 베이스를 더 갈 수 있도록 하고, 수비에서 빠른 중계 플레이로 한 베이스를 덜 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柳의 화답
○ 목표는 한국시리즈 우승

선 전 감독은 “세대교체 중이었는데 젊은 선수들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못하고 그만둬 아쉽다. 하지만 후회 없이 했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류 감독도 이런 선 감독을 깍듯이 예우하며 “삼성에 입단해 선수로 13년, 코치로 11년을 뛰었고 선 감독께도 많이 배웠다. 당돌하지만 목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라고 말했다.

경산=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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