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 기자의 여기는 도하] 정몽준 캠프, 쉴 틈 없는 ‘표심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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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6일 07시 00분


오늘 FIFA 부회장 5선 운명의 날
요르단 후세인과 예측불허 대결
식사시간 아껴가며 정보전 총력

김주성 대한축구협회 국제국장(왼쪽)이 정몽준 FIFA 부회장 선거 캠프가 마련된 도하 리츠칼튼 호텔 커피숍에서 동남아시아 축구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스포츠동아DB
김주성 대한축구협회 국제국장(왼쪽)이 정몽준 FIFA 부회장 선거 캠프가 마련된 도하 리츠칼튼 호텔 커피숍에서 동남아시아 축구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스포츠동아DB
한 명에 모든 걸 기대야 한다는 사실이 아쉽긴 해도 정몽준(60)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의 연임 여부에 한국 축구의 운명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타르 아시안 컵 개막 하루 전인 6일(한국시간) 도하 쉐라톤 호텔에서 열릴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회에서 정 부회장의 5선 여부가 결정된다.

정 부회장은 1994년 처음 FIFA 부회장에 당선된 이후 4년씩 4차례, 총 16년 간 자리를 지켜왔지만 이번에는 4선에 성공한 2007년 선거와는 판세가 달라졌다. 요르단 알리 빈 알 후세인 왕자가 작년 출마를 결정해 정 부회장에게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이름값에서는 정 부회장보다 떨어지는 듯해도 후세인 왕자는 압둘라 요르단 국왕 의 친동생이자 요르단축구협회장을 맡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01년 창설한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회장 직함도 갖고 있고, 아랍축구연맹(UAFA)의 지지도 받는다. 현장에서 만난 AFC 고위 인사들은 우리 측 바람과 달리 “결과를 쉬이 예측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그래서일까. 그야말로 총력전 체제였다. 4일과 AFC 집행위원회가 열렸던 5일 리츠칼튼 호텔에 차려진 정 부회장의 선거 캠프는 분주함 그 자체다.

대한축구협회에선 이번 선거를 위해 7명의 스태프를 파견했다. 조중연 회장과 송영식 부회장을 필두로 김주성 국장, 이원재 부장, 김대업 과장, 권종철 심판위원장 등이 도하에 도착했다. 조 회장은 카타르 입성에 앞서 조광래호가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 들렀다가 3일 늦은 밤 여장을 풀었다.

국제 축구 소식을 훤히 꿰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가삼현 전무, 김동대 전무, 고승환 상무 등도 캠프에 합류했고, 현대중공업 중동 법인 직원들도 있다. 정 부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이홍구 전 국무총리도 모습을 보였다.

리츠칼튼 호텔에 묵고 있는 이들은 아침 식사를 겸해 짧게 회의를 한 이후부터는 부지런히 뛰고 있다. 물론 특별할 것은 없다.

선거라는 게 으레 그러하듯 사람 만나는 게 캠프 관계자들의 주 업무. 시간을 쪼개고 쪼개 수많은 인사들을 만나야 한다. 한 명이라도 더 만나고 대화를 나눠야 한다. 짧게 신년 인사를 건네고 두 손을 한 번 마주잡는 것 역시 아주 중요하다.

이해하기 어렵지만 호텔 1층 로비와 식당, 커피숍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것도 업무다. 일종의 탐색전과 정보전이 바로 커피숍에서 이뤄지기 때문. 어느 국가의 어느 인사가 호텔을 드나들며 누구를 만나는 지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

정 부회장은 아예 호텔 내에 미팅 룸을 따로 잡았다. 4일에는 간단한 룸서비스로 끼니를 해결했다. 캠프 관계자는 “결과는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만에 하나’라는 말은 선거에서 존재할 수 없다. 초등학교 반장선거조차 그렇다. 물론 ‘확실함’도 없다. 백지 상태에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한 치 오차도 없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조 회장은 “한국 축구가 가장 잘 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잘 안다. 최선, 최고의 결과를 동시에 낼 수 있도록 뛰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도하(카타르) |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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