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자존심 지키기’ 빅3의 錢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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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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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단과 해 넘겨 연봉 줄다리기

스토브리그(stove league)는 시즌 종료 후 난로(stove) 주변에서 선수들의 연봉 협상이나 트레이드를 논의한다는 어원을 갖고 있다. 시즌에 버금가는 난로같이 뜨거운 이야기들이 오간다는 뜻도 담겼다.

어원만큼이나 뜨거운 프로야구 스토브리그가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태풍의 눈은 이대호(롯데), 류현진(한화), 김광현(SK) 빅3다. 이들은 도장 찍기를 새해로 넘기고 소속 구단과 첨예한 힘겨루기를 이어가고 있다.

관심은 지난해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최고 성적을 올린 이대호에게 쏠린다. 9경기 연속 홈런을 날리며 타격 7관왕에 오른 이대호는 “자존심을 세우고 싶다. 성적만큼 받고 싶다”며 희망 액수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 3억9000만 원을 받은 이대호는 내심 프로야구 역대 최고 연봉인 심정수(2005년 당시 삼성)의 7억5000만 원까지 노리고 있다.

더구나 이대호는 2011년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이대호를 계속 잡으려면 롯데 구단이 어느 정도의 FA 프리미엄을 보장해줄 필요가 있다. 이승엽(4억1000만 원→6억3000만 원), 심정수(3억1000만 원→6억 원), 김태균(2억9000만 원→4억2000만 원) 등도 FA 직전 해에 미리 대박을 터뜨린 경험이 있다. 이대호의 올 시즌 연봉을 가늠하기 힘든 이유다.

해마다 연차별 최고 연봉을 경신해온 류현진의 몸값도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해 29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와 9이닝 최다인 17탈삼진 기록을 세우며 최우수선수급 활약(16승 4패 평균자책 1.82)을 펼쳤다. 지난해 5년차 최고 연봉(2억7000만 원)을 받은 류현진은 6년차 최고 연봉(2000년 이승엽)인 3억 원뿐만 아니라 7년차 최고 연봉(2007년 이대호)인 3억2000만 원 경신까지 노리고 있다.

김광현의 연봉 인상폭에 대한 SK의 고민도 깊다. 김광현은 6개월 동안의 재활을 마치고 역대 최고 성적(17승 7패 평균자책 2.37)을 올렸고 개인 최다 이닝(193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했다. 2년 만에 통합 우승을 거둔 SK로서는 우승 프리미엄까지 고려해야 한다. 김광현은 5년차 최고인 류현진의 2억7000만 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연봉 신기록을 향한 빅3의 자존심 싸움은 스프링캠프가 한창일 1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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