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돌아온 문성민에 맞춰라”…현대캐피탈 전술 실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12월 29일 07시 00분


현대캐피탈 문성민(24)이 V리그 데뷔전을 치른 2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는 경기 시작 20분 전부터 문성민을 연호하는 팬들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관중석도 평소보다 1.5배는 더 채워졌다.

전날 내린 폭설도 경기장으로 향하는 팬들의 마음을 막지는 못했다. 그만큼 문성민은 올 시즌 남자프로배구의 확실한 스타다.

현대캐피탈 입장에서도 문성민은 팀 전술 운용의 핵심 키워드다.

김호철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문성민을 소토와 함께 레프트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소토를 라이트로 돌리고 문성민이 레프트에 설 것이라고 예상했던 대부분의 배구담당 기자들은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김호철 감독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이 포메이션은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았다. 공격력은 극대화 되겠지만 서브리시브와 수비가 취약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레이스이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해봐야 하고, 또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했다.

모험이 될 수도 있고, 성패를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지만 김 감독은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했다. 현대캐피탈의 이 같은 포메이션 실험이 가능해진 것 자체도 징계를 마친 문성민이 코트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긴장하지 않는다면 무난한 데뷔전을 치를 것”이라고 무심히 말했지만 문성민이 복귀전을 잘 치러낼 수 있도록 배려도 아끼지 않았다. 경기 전날부터 첫 경기 시작 직전까지 어떤 언론의 인터뷰도 사양하라고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문성민이 행여 너무 큰 부담을 갖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다.

과연 문성민의 등장이 남자프로배구의 지형도를 바꾸고, 현대캐피탈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천안|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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