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박찬호(37)가 한국에 돌아왔다. 귀국일인 24일 오후 서울 역삼동 박찬호 피트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즌 초반에는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피츠버그로 옮긴 뒤 편안한 마음으로 많은 것을 깨달았다.
‘야구 공부’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또 가장 큰 관심사인 향후 거취에 대해 “여전히 메이저리그가 1순위다. 1∼2개월 정도 기다려야 팀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 4개팀 러브콜 “피츠버그 우선 아냐”
올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그는 “미국 4개팀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내가 관심있는 팀도 있다. 아직 구체적인 조건은 듣지 못했다”고 했다. FA로 큰 주목은 못 받고 있어도, 여전히 스스로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메이저리그 팀들은 젊고 미래가 있는 선수와 우선 계약하고 싶을 것이다. 그들의 계약이 끝난 후 내게 기회가 올 것”이라면서 “나이 탓인지 육체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좀 더 야구를 하면서 배우고 싶다. 똑같은 조건이라면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 높은 팀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한국 복귀도 미래의 옵션 중 하나다. 다만 당분간은 아니다. 박찬호는 “한국에 오기 전에 처가가 있는 일본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내게 꾸준히 힘을 준 팬들을 위해 좋은 성적이 아니더라도 한국에서 투구 모습을 보여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 자랑스러운 메이저리그 후배, 추신수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일군 후배 추신수(28·클리블랜드)에 대해서는 자랑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금메달을 못 따서 추신수가 군대에 갔다면 국위 선양할 큰 보물을 잃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추신수에게 좋은 길이 열리면서 국가적으로 복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하면서 “추신수와 시즌 때 한 번 맞붙었는데, 홈런을 맞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공부를 많이 했다. 6∼7년 전쯤 마이너리그 더블A에서 한 번 외야플라이로 잡은 기억이 있다. 흥미로운 추억”이라고 했다.
충고는 단 하나. ‘어깨의 힘을 빼라’는 것이다. “앞으로는 심리적인 부분이 중요하다. 뭔가 보여줘야겠다는 마음은 독이 될 수 있으니 마음을 비우고 하면 더 좋아질 것”이라면서 “추신수같은 선수를 우리가 언제 또 볼 수 있겠나. 체력 관리 잘해서 날마다 우리에게 좋은 소식 전해줄 수 있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고 덕담했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