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박태환 부활 도운 ‘드림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6일 19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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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에게는 그를 위해 헌신하는 좋은 팀이 있다."

박태환이 한국은 물론 아시아 수영의 자랑으로 다시 우뚝 설 수 있도록 도운 이방인 지도자 마이클 볼(48·호주) 코치의 말이다.

박태환은 2010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남자 자유형 200m에 이어 자유형 400m에서도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며 확실하게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박태환이 지난해 로마 세계선수권대회 참패 이후 1년여 만에 다시 정상의 자리를 되찾은 것은 바로 '드림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선 박태환 특별강화위원회가 큰 몫을 했다.

박태환이 지난해 여름 로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때 자유형 200m와 400m,그리고 1500m 등 출전한 세 종목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무너지자 대한수영연맹과 박태환의 후원사인 SK텔레콤스포츠단은 특별강화위원회를 꾸렸다.

연맹과 SK텔레콤스포츠단 관계자, 노민상(54) 경영대표팀 총감독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훈련 계획과 방식, 경기력 향상 및 스포츠 의학·과학적 지원 등 박태환의 재기를 위한 종합 관리 대책을 마련하고 실행했다.

박태환이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계를 제패할 때 공이 컸던 체육과학연구원의 송홍선(39) 박사도 박태환의 부활을 위해 다시 의기투합했으며, 조수경(41) 스포츠심리연구소 소장이 새로 특별강화위원회에 가세했다.

송홍선 박사는 트레이닝 계획을 세우고 박태환이 호주로 전지훈련을 떠나 있을 때에도 매주 젖산 테스트 등의 수치를 전달받아 분석하며 몸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했다.

조수경 박사는 매주 한 차례씩 면담을 통해 박태환이 안정감을 찾고 불안한 상태를 최소화하는 일종의 정신력 강화 훈련을 진행했다.

박태환은 로마 대회 직후 "수영을 그만두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라고 털어놓을 만큼 크게 흔들렸다. 조 박사는 박태환이 상처를 딛고 다시 목표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왔다.

지난해 로마 대회 때까지는 SK텔레콤스포츠단에서 꾸린 '박태환 전담팀'이 따로 있었다. 전담팀은 로마 대회에서 박태환의 참패 후 해체됐다.

그렇지만 지금도 박태환의 재도약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 팀처럼 일하는 '금빛 도우미'들이 있다.

의무담당 박철규(39) 씨와 체력담당 권태현(30) 씨, 통역 강민규(28) 씨 등이다.

의무담당 박철규 씨는 지난 14일 박태환이 자유형 200m에서 아시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따자 통역 강민규 씨와 얼싸안고 펑펑 울었다. 박태환의 부활은 그에게도 곧 명예 회복이었다.

박철규 씨는 로마 대회 때 전담팀의 일원이었다. 하지만 전담팀이 해체될 때 그는 '내가 잘못했다고 인정하겠다. 하지만 명예회복의 기회를 달라. 이렇게 물러설 수 없다'면서 결국 박태환 곁에 남았다. 박태환의 부활을 지켜본 그의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유연성이 부족한 박태환을 위해 매일 훈련 전, 후 마사지를 해주고, 음식 조절 등 어머니처럼 뒷바라지를 해왔다.

로마 대회 후 새로 합류한 권태현 씨는 송홍선 박사와 함께 박태환 만을 위한 웨이트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짜고 이에 맞춰 훈련을 진행해왔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지루하지 않게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박태환의 체력 및 근력 강화 훈련을 맡아왔다.

특별강화위원회에서 지난 1월 볼 코치를 선임하면서 SK텔레콤스포츠단이 공모를 통해 뽑은 강민규 씨는 박태환과 볼 코치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호주에서 유학하고 개인사업 등을 해보다 한국에서 직장을 구하려고 들어왔던 강씨는 박태환의 통역을 맡아 전지훈련 때마다 다시 호주를 찾게 됐다.

박태환은 올해 호주에서만 세 차례 전지훈련을 치렀다. 지난 9월 경영대표팀과 함께 한 괌 전훈까지 포함하면 올해만 6개월 가까이 외국 생활을 했다. 박철규, 권태현, 강민규 씨도 늘 함께였다.

박태환의 훈련 지원은 SK텔레콤스포츠단의 몫이다.

박태환을 위해 두 명의 전담 매니저까지 배치한 SK텔레콤스포츠단은 박태환의 연봉 외에도 볼 코치 영입, 지원팀 인건비와 운영비, 전지훈련비 등으로 연간 15억 원가량을 쓴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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