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1위 결정의 아름다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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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7일 19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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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K-리그 FC서울과 대전의 경기에서 FC서울이 2-1로 승리를 거두고 한시즌 최다관중 기록을 세우며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빙가다 감독과 선수들이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7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K-리그 FC서울과 대전의 경기에서 FC서울이 2-1로 승리를 거두고 한시즌 최다관중 기록을 세우며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빙가다 감독과 선수들이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모두가 사색이 됐다. 초록 필드를 직접 누빈 선수들은 물론, 구단 프런트와 팬들은 그저 기도하는 심정이 됐다.

갑작스레 뒤바뀐 분위기. 조금은 느슨하게 이어지던 경기는 이전 67분 보다 훨씬 박진감 있게 전개됐지만 FC서울에게는 마치 지옥과도 같았던 마지막 23분이었다.

K리그 정규리그 최종 라운드가 열린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대전에 1-0으로 앞서던 홈 팀 서울은 후반 22분 상대 박주현에게 동점 골을 내줬다.

만약 이대로 경기가 끝나고 인천을 홈으로 불러들인 제주가 승리하면 서울이 간절히 염원했던 10년 만의 정규리그 1위는 물거품이 된다.

그러나 서울은 끝까지 강했다. 종료 3분을 남기고 터진 김치우의 결승골. 모두가 주먹을 불끈 쥐었고, 승리를 확신했다. 어지간한 일에는 항상 평온한 표정을 유지하는 빙가다 감독조차 전례 없이 펄쩍펄쩍 뛰며 기뻐했다.

인저리 타임 2분이 지난 뒤 이어진 축하 파티는 의외로 조촐했다.

‘정규리그 1위 달성, 홈 최다 관중 달성. 팬 여러분, 고맙습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하프라인에서 손을 흔들고, 경기장을 한 바퀴 돈 것이 유일했다. 서울 관계자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챔피언전이 끝난 뒤 샴페인을 터뜨려도 늦지 않다”며 3주 뒤를 기약했다.

이날 서울은 여러 가지 기록도 함께 세워 의미를 더했다.

홈 17연승 속에 올린 정규시즌 20승과 승점 62점(20승2무6패)은 K리그 사상 최고이다. 12월 5일 홈에서 열릴 챔프 2차전까지 승리해 홈 18연승을 달리면 최다 연승 타이가 된다.

더불어 최고 흥행도 낳았다. 5월 5일 6만747명 관중을 끌어 모은 서울은 대전과의 경기에서 4만982명이 입장하며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평균 3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서울의 정규리그 평균 관중(14경기)은 3만849명. 서울은 컵 대회를 포함해 18경기 총 관중이 48만9638명으로 한 시즌 50만 관중 돌파도 눈앞에 뒀다. 우승을 많이 해도 팬이 하나도 없는 어느 구단과는 달리 이제 명실상부한 서울 천하가 왔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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