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랙] 박정권 “MVP, 빨리 아내에게 자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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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9일 21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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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저녁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2010프로야구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4회초 1사 만루 SK 박정권이 2타점 2루타를 치고 세레모니를 펼치고 있다.
19일 저녁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2010프로야구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4회초 1사 만루 SK 박정권이 2타점 2루타를 치고 세레모니를 펼치고 있다.
철통 방어에 4회 적시타 ‘공수 킬러’
박경완 6표 차로 제치고 가을 주연
“운 좋게 걸린 찬스…팀원에 고맙다”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 강타자 레지 잭슨의 현역 시절 애칭은 ‘미스터 옥토버’ 즉 10월 사나이였다. 월드시리즈 같은 최고 무대에서 발휘되는 마력과 같은 클러치능력을 칭송하는 닉네임이었다.

이제 한국 프로야구에도 ‘옥토버 원더(October Wonder)' 곧 10월의 경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기기에 조금도 모자람 없는 타자가 탄생했다. SK의 멀티 플레이어 박정권(29). SK가 19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삼성을 4-2로 격파, 4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직후 발표된 기자단 투표에서 박정권은 38표를 획득해 발군의 투수리드를 선보인 포수 박경완을 6표차로 제치고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과반수 득표자가 없어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이었으나 박정권은 1,2차에 걸쳐 최다득표를 놓치지 않았다. 1차에서 32표로 박경완을 3표차로 앞서더니, 2차 투표에서 더 벌려 가을야구의 주연상을 받았다.

어찌 보면 1년 늦게 받은 한국시리즈 MVP였다. 2009년 한국시리즈, 박정권은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총 12경기에서 62타수 26안타(타율 0.419)에 6홈런 21타점의 폭풍타를 휘둘렀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2패 후 3연승의 리버스스윕, 비록 석패했어도 KIA와의 한국시리즈와의 7차전 명승부까지 SK가 우승했더라면 무조건 MVP로 뽑힐 위력을 과시했다.

그로부터 와신상담의 1년, 2010년 한국시리즈에서 박정권은 SK의 공수에 걸친 ‘킬러 콘텐츠’였다. 수비에서는 우익수와 1루를 번갈아 맡으면서도 철통방어를 보여줬다. 그리고 공격에서는 고비마다 장타로 승부처에서 SK를 끌어올렸다.

백미는 15일 문학 1차전 6회에 터진 쐐기 우중월 2점홈런이었다. 돌이켜보면 1차전의 재역전승으로 SK는 흐름을 장악했고, 삼성은 전의를 상실했다. 이어 16일 2차전에서 박정권은 첫 타석 번트 실수 뒤 삼진이라는 실수를 저질렀으나 6회 기어코 희생번트를 성공시켰다. 삼진을 2개나 당해 우려를 샀으나 18일 대구에서 열린 3차전에서 다시 8회 2루타로 부활을 알렸다. 그리고 19일 4차전에서 다시 한번 4회 적시 2타점 2루타를 작렬해 가을야구의 화룡점정을 그렸다. 전원이 빛나 우승한 SK이지만 MVP는 역시 최후의 카운터펀치를 맡은 박정권의 차지였다.

“지난해 한 풀어 날아갈 듯”

작년 아깝게 졌던 한을 푼 거 같아 너무 기분 좋다. 나만 MVP를 받게 돼서 팀원들에게 미안하다. 운 좋게 찬스가 나에게 걸려서 받아먹었을 뿐이었는데. 팀원들에게 다시 한번 고맙고 미안하다. 지금 아내와 딸 생각이 제일 많이 난다. 부모님 생각도 난다. 아내가 부담을 가졌는지 충고는 별로 안 하고 빨리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라고 했다. 상으로 받은 자동차는 아내 반응을 물어보고 결정하겠다. 일단은 이 기분을 즐기고 싶고, 놀고 싶고 그렇다.

대구|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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