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링여제’ 쿨릭 한국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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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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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선수 제치고 美프로볼링 투어 왕중왕 등극…삼호코리아컵 국제오픈 13일 개막

“Historical strike(역사적인 스트라이크).”

역사적인 9프레임. 그녀의 손을 떠난 볼이 10개의 핀을 모두 무너뜨리며 승부를 결정짓자 장내 아나운서는 이렇게 외쳤다. 볼링장을 꽉 채운 팬들은 기립 박수로 ‘여제(女帝)’의 탄생을 축하했다. 결승 상대로 나섰던 미국프로볼링(PBA)투어 12승의 현역 최강 크리스 반스도 기립박수로 존경심을 표시했다. 잠시 얼굴을 감싸 쥐고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던 그녀는 가장 먼저 어머니에게 달려갔다. 챔피언은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에게 우승컵을 건네주며 이렇게 말했다. “이분은 제가 힘들 때마다 언제나 저를 지켜준 수호천사입니다.”

1월 PBA투어 왕중왕전 결승에서 우승컵을 거머쥔 켈리 쿨릭(33·사진) 얘기다. 2001년 프로볼링에 입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자 프로볼링계를 평정한 그는 PBA 도전을 선언했다. 당시 반응은 싸늘했다. 볼의 무게와 스피드, 몸의 밸런스 등이 중요한 볼링에서 여자가 남자의 벽을 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여겨졌기 때문. 하지만 그는 2006년 PBA투어 예선에서 139명의 쟁쟁한 남자 선수들과 겨뤄 6위로 시즌 출전권을 따낸 뒤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하나인 왕중왕전 정상에 등극했다.

미국에서 쿨릭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왕중왕전 우승 뒤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부의 초청까지 받으며 전국구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남자에 비해 떨어지는 힘과 스피드를 정교함으로 보완했다. ‘얼음 공주’로 불릴 만큼 냉정한 마인드 컨트롤도 무기다.

쿨릭이 삼호코리아컵 국제오픈볼링대회(13∼17일·성남 탄천스포츠센터)에 출전하기 위해 한국에 온다. 이 대회엔 PBA 통산 35승에 빛나는 ‘살아있는 전설’ 피트 웨버(48·미국)를 비롯해 한미일 정상급 프로볼링 선수 204명이 참가한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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