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The Star] 롯데 이재곤, 명품싱커로 100이닝 꿀꺽…“이제 시작일 뿐이죠”

동아닷컴 입력 2010-09-08 07:00수정 2010-09-0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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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사이드암 선발투수’
롯데 이재곤은 올시즌 한국프로야구에서 하나 뿐인, 그리고 전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사이드암 선발투수’로 날카로운 싱커를 앞세워 타자들을 땅볼아웃으로 유도하고 있다. 롯데가 올시즌 이재곤을 발견한 것은 커다란 수확이다. [스포츠동아 DB]
경찰청서 2군 생활 죽기살기로 연습한 싱커
주무기 장착하자 프로서 ‘땅볼 제조기’ 위력
데뷔 첫 완투승·QS 9번 사이드암 성공시대
내나이 이제 스물둘…꿈의 100승 향해 GO!
롯데 이재곤(22)은 국내에 한명뿐인 ‘사이드암 선발투수’다. 신인답지 않게 뛰어난 운영능력을 보여주며 롯데의 3년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고 있다. 이재곤은 싱커를 잘 던진다. 타자 앞에서 예리하게 떨어지는 그의 싱커는 내야땅볼을 유도하는 최고의 무기다. 올해 이재곤의 성적은 5승3패 방어율 4.04다. 16차례 선발등판에서 9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할 만큼 이닝이터의 능력도 보여줬다. 팬들은 새로 탄생한 사이드암 선발투수 이재곤을 주목하고 있다. 올해 23세, 191cm,96kg의 당당한 체구를 갖춘 이재곤은 가치가 무궁무진한 선수다.

○‘이재곤 싱커’ 알고도 못친다

사이드암 선발투수는 전세계적으로도 희귀하다. 대부분 불펜에서 우타자 상대 스페셜리스트로 활약한다. 사이드암 선발투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싱커가 필요하다. 이재곤의 주무기는 싱커다. 그는 싱커를 거침없이 던진다. 6월22일 한화전에서는 8이닝 동안 무려 21개의 땅볼을 유도했다. 올해 전체 시즌으로 봐도 그가 상대한 4타자 가운데 3타자는 땅볼로 물러났다. 알고도 치기 힘든 수준이다. 두산 김현수는 “직구처럼 보인다. 떨어지는 타이밍이 예술”이라고 칭찬했다. 내년에는 싱커를 좀 더 발전시킬 계획이다. “떨어지는 폭과 스피드까지 조절해야 진짜 싱커죠. 타자들이 싱커만 노릴텐데….”

○싱커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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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경찰청에 입단한 이재곤의 무기는 직구와 커브였다. 그러나 2군무대였는데도 그다지 신통치 않았다. 그에게 힘을 불어넣어준 선수는 함께 입단한 신용운(KIA)과 손승락(넥센)이었다. “재곤아, 싱커나 서클체인지업을 던져봐. 넌 팔도 길고 쉽게 마스터할 것 같은데….” 싱커의 중요성을 알고는 있었지만 한 번도 던져본 적은 없었다. “서클체인지업은 안되더라구요. 싱커는 연습때 정말 죽기살기로 던졌죠.” 훈련 때는 물론이고 휴식시간에도 싱커만을 생각했다. 쉬는 시간에도 항상 싱커 그립을 연습했고 틈만 나면 섀도우피칭으로 싱커를 던졌다.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싱커와 함께 살았다. “용운이형과 승락이 형이 많이 도와줬죠. 지금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제 3가지

첫번째는 주자가 있을 때 느린 폼이다. 이재곤의 릴리스 타임은 1.40초. 좀 빠르게 하면 1.30초까지 나오지만 컨트롤이 흔들린다. “빠른 주자가 나가면 도루 가능성이 크죠. 의식 안할 수도 없구요.” 두번째는 오픈되는 왼쪽이다. 이재곤은 내딛는 왼발이 오픈 된다. 타깃을 설정해주는 왼쪽팔도 빨리 열리는 편이다. 왼쪽라인이 무너지면 팔에 의존하는 폼이 되면서 피로도가 높아지고 부상위험도 생긴다. “저도 고치려고 합니다. 지금은 젊고 힘이 있으니까 괜찮지만 꼭 고쳐야죠.” 세 번째는 싱커의존도다. 좋은 싱커를 갖고 있지만 너무 많이 던진다. 싱커는 던지는 과정에서 팔꿈치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커브를 더 발전시켜야 한다. 그리고 커브와 싱커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

○두려움에 지지 말자!

경기전 애국가가 울려퍼질 때 이재곤의 표정은 의연하다. “오늘도 제가 두려움에 지지 않도록 해주십시요.” 이재곤의 장점은 타자를 두려워하지 않는 적극적인 피칭이다. 데뷔 첫 완투승을 거둔 8월3일 두산전에서는 93개의 공밖에 던지지 않았다. “남들은 제가 배짱이 좋다고 하는데 사실 저 긴장 많이 하거든요.” 힘들 때마다 자신에게 말한다. ‘재곤아! 이길 수 있다. 두려워 하지 말고 자신있게 던져. 그리고 즐겨.’이재곤은 승부를 두려워 하지 않는다. 그는 신인답지 않게 순간순간 자신을 잘 컨트롤 한다. 이재곤의 최대 강점이다.

○한번 더 뛴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속담이 있다. 투수들이 러닝훈련을 할 때 이재곤은 꼭 한번씩 더 뛴다. 30m 대시를 하면 35m를 뛰고, 10번을 뛰면 이재곤은 11번을 뛴다.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죠. 다들 저보다 잘하는 선수들인데….” 삼성 선동열 감독과 넥센 김시진 감독은 투수의 생명은 러닝에 있다고 강조한다. 러닝을 많이 해야 하체가 강해지고 밸런스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이재곤은 열심히 뛴다. 그는 러닝을 열심히 해야 스피드가 향상된다고 믿고 있다. 열심히 뛰어야 제구력이 좋아진다고 믿고 있다. 남들처럼 타고나게 잘 뛰는 선수는 아니다. 그러나 러닝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선수다.

○꿈은 100승 투수

이재곤의 꿈은 100승 투수다. 사이드암 투수 가운데 100승 투수는 이강철(KIA 코치)과 임창용(야쿠르트) 단 둘이다. 데뷔 첫해부터 10년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이강철은 152승을 했고 임창용은 104승 168세이브를 기록했다. “100승 투수는 프로에 입단할 때 가졌던 꿈입니다.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군복무를 마친 이재곤의 나이는 22세다. 그에게 꿈을 이룰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

○꿈같은 2010년! 이제 시작이다

9월4일 사직 삼성전에서 이재곤은 6회 1사후 마운드를 내려왔다. 오른쪽 옆구리에 통증을 느꼈다. 데뷔전이었던 5월13일 SK전부터 쉴 틈없이 던졌다. 신인투수가 그것도 체력적으로 부담도 많은 사이드암 투수가 107이닝을 던졌다. 다행히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올시즌은 정말 꿈만 같습니다. 제가 1군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합니다.”올해 이재곤의 이닝당 투구수는 14.3개다. 100이닝 이상 던진 투수 가운데 가장 적다. 구위도 좋고 컨트롤도 좋고 배짱도 좋다는 결론이다. 이재곤의 발견은 올시즌 롯데가 거둔 최대 수확 가운데 하나다. 그는 장점도 많고 앞으로 더 좋은 피칭을 보여줄 수 있는 투수다. 모처럼 등장한 사이드암 선발투수 이재곤의 계속된 순항을 바란다.▶Who 이재곤? ▲생년월일=1988년 11월 24일 ▲출신교=사직초∼사직중∼경남고 ▲키·몸무게=191cm·96kg(우투우타·사이드암) ▲프로 데뷔=2007년 롯데 입단(2007년 신인드래프트 롯데 1차지명)∼2008년 경찰청∼2010년 롯데 ▲2군 성적(경찰청)=40경기 6승 2패 8홀드 4세이브 (방어율 5.34) ▲2010년 연봉=2400만원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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