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대호-MVP 넘보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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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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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어게인 2006… 이번에도”, 이-“막판 세몰이… 이번만큼은”


4년 전 12표차로 류현진 MVP에

롯데 이대호(28)는 2006년 홈런(26개) 타율(0.336) 타점(88개) 등 타격 주요 3개 부문 1위를 차지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1984년 삼성 이만수(SK 2군 감독) 이후 22년 만에 나온 기록이었다.

하지만 그의 앞에는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 투수 류현진(한화)이 있었다. 류현진은 다승(18승) 평균자책(2.23) 탈삼진(204개) 1위에 오르며 ‘국보 투수’ 선동열(삼성 감독)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투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그해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류현진은 12표 차로 이대호를 누르고 MVP에 선정됐다.

4년이 지난 올해 이대호는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10일 현재 타율 0.368에 34개의 홈런을 치고 있다. 타점은 벌써 101개다. 타율과 홈런은 1위이고 타점은 2위다. 당장 MVP에 뽑혀도 괜찮을 성적이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류현진이 앞길을 막고 있다. 류현진은 올 시즌 22경기에 나와 15승 4패를 기록하고 있다. 팀 전력이 강했다면 2, 3승쯤은 더 거뒀을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평균자책은 1.63밖에 되지 않고 삼진은 벌써 171개나 잡았다. 세 부문 모두 선두다. 특히 전 경기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만약 시즌 마지막까지 퀄리티 스타트 행진을 이어간다면 MVP는 또 류현진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전 경기 퀄리티 스타트는 한국 프로야구는 물론이고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나온 적이 없는 대기록이다. 류현진은 “선발 투수가 진짜 잘 던지는지 판단하는 척도가 평균자책과 퀄리티 스타트다. 20승은 모르겠지만 퀄리티 스타트는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류현진은 앞으로 6, 7차례 더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이대호에게도 히든카드가 있다. 바로 포스트시즌이다. 사실상 가을잔치가 물 건너간 한화와 달리 롯데는 5위 KIA에 4경기 차로 앞서 있어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하다. MVP를 뽑는 프로야구 기자단 투표는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에 실시한다. 포스트시즌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다면 막판 세몰이를 할 수 있다. 이대호는 “개인 성적은 의식하지 않고 팀만 보고 뛰고 있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렇긴 해도 롯데의 성적이 좋아질수록 이대호가 프리미엄을 얻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둘의 MVP 대결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팬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 시즌 둘의 상대 전적에서는 18타수 5안타(1홈런 포함) 7삼진으로 류현진이 다소 앞서 있다.

3경기 비로 취소… 사직경기는 노게임 선언

한편 이날 두산-넥센(잠실), SK-LG(문학), 한화-KIA(청주), 롯데-삼성(사직)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사직경기는 삼성이 1-0으로 앞선 2회 초 공격 전 내린 비로 노게임이 선언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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