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허준혁 내려갑니다 허준혁 마운드 오릅니다”

  • Array
  • 입력 2010년 6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SK이승호-LG 이병규 등 같은팀 동명이인 화제

24일 롯데와 한화의 마산경기에서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9회 말 마지막 수비 때 롯데의 5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것은 허준혁이었다. 허준혁이 1점을 내주고 2사 만루 위기를 맞자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6번째 투수를 등판시켰는데 이 투수 역시 허준혁이었다. 이틀 전인 22일 경기 때도 그랬다. 허준혁이 9회 구원 투수로 등판한 데 이어 연장 10회 2사 후 또 다른 허준혁이 나와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롯데에는 허준혁이 2명이다. 둘 다 투수이고 한자 이름(許埈赫)까지 똑같다. 2004년 입단한 원조 허준혁(25)은 56번이고, 2008년 입단한 허준혁(20)은 20번이라 등번호로 구분한다. 나이 많은 허준혁은 오른손 투수, 어린 허준혁은 왼손 투수다. 이 때문에 팀 내에서 우준혁, 좌준혁이라고 구분해서 부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좌준혁은 좀처럼 1군에 올라오지 못했지만 올해는 32경기에 등판해 1승 1세이브 6홀드에 평균자책 4.37의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우준혁도 20일 1군에 올라온 뒤 고비마다 등판해 힘을 보태고 있다.

가장 유명한 동명이인은 LG의 두 이병규다. 지난해까지 일본 주니치에서 뛰던 원조 이병규(36)가 올해 복귀했고, 최근 몇 년간 거의 2군에 머물던 이병규(27)도 기량이 급상승해 시즌 초부터 줄곧 함께 뛰었다.

둘은 모두 왼손 타자에 포지션도 외야수다. 팀 내에서는 큰 이병규와 작은 이병규로 부른다. LG는 시즌 초반부터 혼란을 피하기 위해 전광판에 이름을 쓸 때 등번호(큰 병규는 9번, 작은 병규는 24번)를 병기하고 있다. 둘은 시즌 성적까지 비슷하다. 28일 현재 큰 병규는 타율 0.300에 6홈런, 36타점, 작은 병규는 타율 0.296에 5홈런, 2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작은 병규는 허벅지 통증으로 22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태다.

SK에도 마무리 투수 이승호(29)와 LG에서 건너온 이승호(34)가 있다. 역시 작은 이승호, 큰 이승호로 구분한다. 작은 이승호는 3승 18세이브 평균자책 2.31로 활약 중이고, 부상에서 회복한 큰 이승호 역시 24일 2군에 내려가기 전까지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1승에 평균자책 2.20을 기록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