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수아레스에 당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7일 01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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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프로축구 1부리그 에레디비지 득점왕은 역시 거저 오른 자리가 아니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8강을 눈앞에 뒀던 한국축구가 우루과이의 간판 골잡이 루이스 수아레스(23·아약스)의 발끝에 무너졌다.

수아레스는 26일 포트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한국과 16강전에서 전반 8분 선제골을 터뜨린 데 이어 1-1로 맞선 후반 35분 강력한 인프런트 회전킥으로 다시 한번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전날까지 4전 전패를 당했던 우루과이를 상대로 단단히 설욕을 별렀던 대표팀은 수아레스의 원맨쇼 앞에 또 한 번 주저앉았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우루과이에 0-1로 패했던 아픔을 20년 만에 되갚고자 이번에도 '한끝'이 모자랐다.

태극전사의 꿈을 앗아간 수아레스는 네덜란드리그에서 2008~2009 시즌 22골을 터뜨려 득점 2위에 올랐고, 2009~2010 시즌에는 33경기에서 35골을 몰아넣어 득점왕을 차지한 해결사다.

이날 에딘손 카바니(팔레르모)와 투톱으로 나선 수아레스는 전반 8분 왼쪽 측면에서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땅볼로 깔아준 크로스를 한국 수비진과 골키퍼 정성룡(성남)이 의사소통 부재로 놓친 사이 오른쪽에서 파고들어 오른발 인사이드 킥으로 강하게 차 넣었다.

한국 수비진은 절묘하게 수비라인 뒷 공간으로 파고든 수아레스를 잡지 못했고 무방비 상태에서 첫 골을 너무도 쉽게 허용하고 말았다.

이후 한국이 총공세를 펼치고 우루과이가 빗장을 세게 걸어 잠그면서 수아레스의 움직임은 눈에 띄게 줄었지만 이청용(볼턴)의 헤딩골로 1-1 동점이 된 후반 25분 이후부터 수아레스는 다시 활개를 치기 시작했다.

한국 문전 오른쪽과 왼쪽을 넘나들며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던 수아레스는 후반 35분 문전 혼전에서 흘러나온 볼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잡아 수비수 2명을 따돌린 뒤 골대 오른쪽을 보고 크게 감아 찼다.

이번 대회 공인구인 자블라니는 회전이 잘 걸리지 않아 공격수들의 원망이 거셌지만 수아레스의 슈팅은 제법 큰 각도를 그리며 휘어져 날아갔고 골키퍼 정성룡을 피해 오른쪽 골대 안쪽을 맞고 골라인 안으로 굴절됐다.

선제골과 결승골을 모두 자신의 발로 해결한 수아레스는 승리를 직감한 듯 광고판을 껑충 뛰어넘고 응원단에 다가가 기쁨을 함께 나눴다.

종료 6분을 남기고 교체될 때까지 6번 슈팅을 쏴 2골 포함, 한국의 간담을 서늘케 한 유효슈팅을 5개나 날린 수아레스는 조별리그에서 수확한 1골을 합쳐 3골로 이번 대회 득점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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