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원정 16강] 성룡 막고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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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리그 선발… 잇단 선방
골키퍼 세대교체… ‘1인자’로

나이지리아에 0-1로 끌려가던 전반 38분 이정수(가시마)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정수를 향해 모이던 선수들은 중앙선 근처로 가더니 정성룡(성남)이 서 있는 골문을 향해 나란히 섰다. 이어 선수들은 양팔을 앞으로 내밀어 좌우로 흔들며 ‘아이 어르기’ 세리머니를 펼쳤다. 정성룡은 환하게 웃으며 모처럼 밝은 웃음을 지었다. 이번 대회 중에 아빠가 된 정성룡을 위한 준비된 세리머니였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A매치 131경기 출전에 빛나는 이운재(수원)가 무난히 골문을 지킬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이운재가 K리그와 대표팀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세대교체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꾸준히 준비를 하며 기다린 정성룡은 그 대안으로 떠올랐고 결국 이운재 대신 조별리그 세 경기 내내 골문을 지켰다. ‘만년 2인자’의 자리에서 한국축구의 대표 수문장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정성룡은 2008년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에 데뷔했지만 ‘아시안컵 음주파문’으로 대표팀을 떠났던 이운재가 복귀하면서 다시 벤치 신세로 전락했다. 다시 기회가 찾아온 것은 5월 16일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이었다. 이운재를 제치고 첫 선발로 출전한 정성룡은 큰 키(190cm)를 이용한 안정적인 공중볼 처리와 눈부신 선방으로 허정무 감독의 신임을 받았다. 정성룡은 조별리그 1차전인 그리스와의 경기에 출전하면서 한국 월드컵 역사상 최연소(25세) 선발 출전 골키퍼가 됐다.

더반=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다시보기=월드컵 첫 원정 16강 진출, 대한민국-나이지리아 경기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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