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 16강이 보인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6월 21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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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 장악…슬로바키아에 2-0 승리
베라·리베로스 연속골…1무 뒤 첫승


남미 강호 파라과이가 16강 진출의 8부 능선을 넘었다. 사상 첫 8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겠다던 헤라르도 마르티노 감독의 자신감은 그냥 나온 게 아니었다. 반면 선수인 아들과 함께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슬로바키아 블라디미르 베이스 감독은 일찌감치 짐을 쌀 위기에 처했다.

파라과이는 20일(한국시간) 남아공 블룸폰테인 프리스테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슬로바키아와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2-0으로 승리, 1승1무 승점 4를 마크하며 2라운드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전 대회 우승팀 이탈리아와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던 파라과이의 3차전 상대는 객관적인 전력상 최약체 뉴질랜드다.

남미팀 중 가장 탄탄한 수비진을 자랑하며 힘의 축구를 구사하는 파라과이는 중원을 장악하면서 슬로바키아를 초반부터 압박했고 이는 공격 우세로도 이어졌다.

전반 3분 로케 산타 크루스, 19분 크리스티안 리베로스의 슛이 살짝 골문을 벗어나는 등 줄곧 상대를 위협하다 엔리케 베라의 발끝에서 기다리던 결승골이 터졌다. 베라는 27분, 루카스 바리오스의 땅볼 패스를 받아 상대 수비진의 마크를 피해 감각적인 오른발 슛으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양 팀 모두 첫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던 터. 공교롭게도 두 팀 모두 선제골을 넣고 동점골을 내주며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전 대회 우승팀 이탈리아를 상대로 무승부를 챙긴 파라과이는 기세가 오른 상태였지만, 추가시간에 뉴질랜드에 동점골을 내준 슬로바키아는 뭔가 쫓기는 인상이었다. 이 분위기는 그대로 승부로 이어졌다.

1998년부터 4회 연속, 역대 8번째 꿈의 무대에 진출한 파라과이는 역시 힘이 있었다. 후반 들어 특유의 탄탄한 수비력으로 상대에게 이렇다할 찬스조차 허용치 않으면서 철저하게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후반 41분 리베로스가 추가골까지 터뜨리며 상대의 추격의지까지 끊었다.

1993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분리·독립한 뒤 월드컵 본선에 첫 출전, 반란을 꿈 꿨던 슬로바키아는 파라과이에 발목이 잡히면서 1무1패가 돼 2라운드 진출이 힘겨워졌다.

블라디미르 베이스, 이름까지 같은 부자(父子)가 감독과 선수로 나란히 월드컵에 참가, 화제를 낳기도 했지만 슬로바키아의 3차전 상대는 F조 최강 이탈리아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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