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지 않는 ‘검은 돌풍’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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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역대 최다 6개국 출전… 초반 예상외 부진 1승2무5패 그쳐

역대 월드컵에서 개최 대륙은 늘 강세를 보였다. 남미와 유럽으로 나뉘어 열렸던 역대 월드컵에서 우승팀은 1958년 스웨덴 월드컵(브라질 우승)을 제외하고는 개최 대륙에서 나왔다. 아시아에서 처음 열린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한국이 4강 신화를 달성했고 일본도 처음 16강에 올랐다.

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열린 남아공 월드컵에는 개최국 남아공을 포함해 역대 가장 많은 6개 아프리카 국가가 출전했다. 많은 아프리카 사람들과 세계 축구팬들은 1990년 카메룬과 2002년 세네갈의 8강 진출을 뛰어넘는 검은 대륙의 신화를 기대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검은 돌풍은 불지 않고 있다. 오히려 무기력한 모습으로 이러다가 대거 탈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든다.

가장 걱정되는 팀은 개최국 남아공이다. 역대 18번의 월드컵에서 개최국이 1라운드를 통과하지 못한 적은 없다. 남아공도 개막전에서 북중미 강호 멕시코와 1-1로 비기며 개최국 개막전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17일 A조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 우루과이전에서 0-3으로 완패했다. 남아공은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인 프랑스를 이겨야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아프리카 축구의 선도자였던 카메룬은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이며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일본에 0-1로 일격을 당했다. 알제리도 슬로베니아에 0-1로 졌고 나이지리아는 2연패로 탈락이 거의 확실시된다. 현재 아프리카 국가들의 전적은 1승 2무 5패(승점 5점)로 2승 3패를 기록 중인 아시아(한국 북한 일본 호주)에 미치지 못한다.

아프리카팀의 부진을 두고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전문가들은 남반구인 아프리카 대륙 가장 남쪽에 위치한 남아공의 현재 날씨가 겨울이라 북쪽 지역의 아프리카팀도 적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 현재 아프리카 4개 팀의 감독이 유럽 출신인데 조직력을 중시하는 유럽 감독이 아프리카 선수들의 화려한 개인기를 살리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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