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 한일전 후반 실험한 ‘4-2-3-1 포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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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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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하지만 꼭 입어야 할 ‘새 옷’

중 앙수비 불안한 한국팀
아르헨과 대결때 효과적

박지성 활용도도 높아져
공격수와 호흡이 ‘숙제’

‘4-4-2냐 4-2-3-1이냐.’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대비해 26일부터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전지훈련에 들어가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화두다.

허정무 감독은 24일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 때 전반에 이근호(이와타)와 염기훈(수원)을 투톱에 기용하는 4-4-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후반에는 박주영(AS 모나코)을 원톱에 놓고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기성용(셀틱), 이청용(볼턴)을 공격형 미드필더에 놓는 4-2-3-1로 바꾸었다. 박주영과 기성용이 종으로, 박지성과 이청용이 횡으로 크로스하며 포진한 것은 허정무호 출범 후 처음. 4-2-3-1로 포진한 일본에 맞서 중원싸움에 맞불을 놓기 위한 전형으로 변화는 좋았지만 위력은 예상보다 떨어졌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4-2-3-1로 바뀌면서 김남일과 김정우 등 수비형 미드필더에 공격형 미드필더 3명이 더해져 볼 점유율은 높아졌다. 하지만 미드필더와 박주영 사이 연결 고리는 그리 매끄럽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한 위원은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선 이 포메이션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강신우 MBC 해설위원도 “4-2-3-1은 상대가 강하게 나오면 잠글 수 있고 역습에 민첩하게 대처할 수 있다. 본선에서 꼭 활용해야 할 포메이션이다”고 강조했다. 강 위원은 “현대 축구에서는 투톱이 나란히 서는 게 의미가 없다. 원톱을 놓고 공격수가 미드필더와 함께 오르내리며 유기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게 공간 확보를 쉽게 할 수 있어 골을 넣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세 가지 측면에서 한국이 4-2-3-1을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먼저 한국의 불안한 중앙 수비를 감안하면 수비형 미드필더 2명을 놓고 공격형 미드필더 3명을 투입하는 포메이션이 아르헨티나 같은 세계적인 팀을 상대할 때 더 안정된 플레이를 할 수 있다. 둘째는 아시아 예선 때는 골 결정력이 떨어지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두 명의 공격수를 배치했지만 본선에서는 원톱을 놓고 5명의 미드필더와 유기적인 플레이를 하는 게 강팀을 상대로 골을 잡아낼 가능성이 더 높다.

마지막으로 박지성 시프트(자리 이동)가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다. 좌우 날개는 물론 중앙 미드필더로까지 활약이 가능한 박지성이 그라운드 곳곳을 휘저으며 공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지성은 후반 31분 이승렬(서울)과 교체되기 전까지 좌우 중앙을 넘나들며 한국 공격의 활로를 만들었다.

허 감독은 “일본 경기에서 포메이션을 바꿔 도움이 됐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앞으로 더 보완을 해야 한다”고 말해 남은 훈련 기간 4-2-3-1 포메이션을 보강할 뜻을 내비쳤다.

도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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