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D-17]허정무호 당당한 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日과 친선경기 박지성 선제골-박주영 쐐기골

2대0 완벽한 승리… 월드컵 대장정 “예감 좋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에 의한, 박지성을 위한 경기였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25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친선경기에서 박지성과 박주영(AS 모나코)의 골에 힘입어 2-0으로 이겼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한일전 역대 전적에서 40승 20무 12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지켰다.

이날 대표팀은 초반에 4-4-2 전술을 선택했다. 이근호(이와타)와 염기훈(수원)을 투 톱으로 내세우고 주장 박지성과 이청용(볼턴)은 좌우 날개, 기성용(셀틱)과 김정우(광주)는 중앙 미드필더로 세웠다. 포백에는 왼쪽부터 이영표(알 힐랄) 이정수(가시마) 곽태휘(교토) 차두리(프라이부르크)가 섰다. 골키퍼는 지난 에콰도르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정성룡(성남)이 출전했다. 허정무 감독은 일본에서 뛰는 이정수와 곽태휘 조합을 처음으로 중앙 수비수로 내세워 수비라인 실험에 나섰다.

허 감독은 후반에는 4-4-2 전술 대신 4-2-3-1 카드를 꺼내들었다. 투 톱으로 나섰던 이근호와 염기훈을 불러들이고 그동안 부상으로 뛰지 못한 박주영을 원 톱으로 내세웠다. 김남일(톰 톰스크)이 대신 수비 자리에 들어갔고 측면에서 뛰던 박지성이 중앙 미드필드로 자리를 바꿨다.

이날 경기는 완벽하게 박지성의 무대였다. 박지성은 전반 휘슬이 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직접 골을 만들며 흐름을 한국으로 가져왔다. 전반 6분 상대 진영에서 수비수가 헤딩으로 받은 공을 김정우가 가슴으로 밀어냈다. 곁에 있던 박지성이 바로 공을 낚아챈 뒤 수비수 2명을 달고 공을 3m 정도 몰다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강하고 낮게 슈팅했다. 일본 골키퍼 나라자키 세이고가 왼쪽으로 몸을 날렸지만 공은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지난해 6월 17일 이란과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8차전 이후 1년여 만이자 A매치 87경기 만에 사냥한 통산 13호골.

박지성은 주장으로서의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경기 도중 이근호와 기성용의 위치를 조절했다. 프리킥 등의 공격 기회가 생기면 수비수들에게 올라오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박지성은 전반 38분 나카무라 슌스케에게 상대 진영에서 공을 빼앗기자 한국 진영까지 공을 쫓아가 태클로 다시 뺏어오는 투지를 보이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박지성은 후반 31분 이승렬(서울)과 교체됐다. 한국은 후반 45분 박주영이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대표팀은 25일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로 넘어가 벨라루스(30일), 스페인(6월 4일)과 평가전을 치른 뒤 6월 5일 결전의 땅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입성한다.

사이타마=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