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팀 위기때 연타석 대포…김재현은 ‘베테랑 타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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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7일 07시 00분


김재현. 스포츠동아DB
김재현. 스포츠동아DB
생애 7번째 연타석 홈런·역전 스리런
“슬라이더 노려…맞힌순간 홈런 직감”


SK 캡틴 김재현은 뼛속까지 스타다. 의심스럽다면 지난해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를 떠올려보라. 전국에 생중계된 가운데 그는 “2010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라고 폭탄선언을 했다. 이 감각, 그 결단, 카리스마로 똘똘 뭉친 스타성이 아니라면 꺼낼 수 없는 일종의 선천적 능력에 가깝다.

스타는 ‘얼마나 많이’가 아니라 ‘언제’로 승부한다는 것을 김재현은 천성적으로 아는 것 같다. 15일까지 타율 0.266에 1홈런 9타점이 전부였다. 그러나 SK의 사정이 가장 몰리는 시점에서 김재현은 팀을 구해냈다.

16일 두산전, 한때 16연승까지 순항했던 팀은 두산전 연패를 당했고, 3.5경기로 쫓기고 있었다. 17일까지 져버리면 2.5경기 차로 좁혀진다. 실제 SK는 7회초까지 1-4로 몰렸다. 그때까지 SK의 유일한 1점도 김재현의 홈런이었다.

SK가 2-4로 추격한 7회말 2사 1·2루. 타석에 등장한 김재현은 볼 카운트 1-1에서 전격 불펜 투입된 두산 제1선발 히메네스의 3구째 슬라이더(133km)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겨버렸다. ‘SK 최고 클러치히터’라는 평판에 걸맞은 생애 7번째 연타석 홈런(시즌 2·3호)으로 순식간에 역전(5-4)을 만들어냈다. SK는 8회 1점을 추가해 6-4로 역전승했고, 2위 두산과의 격차는 다시 4.5경기로 벌어졌다.

승리 직후 김재현은 “그동안 안 좋았는데 오늘 결과가 좋아서 선수들한테 덜 미안하다. 히메네스가 나와서 의아했지만 한국시리즈 분위기가 나서 더 집중할 수 있었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했다. 초구 슬라이더가 들어왔을 때 좋아하는 타이밍이어서 또 그 구질을 노린 것이 결과가 좋았다”고 ‘타짜’다운 소감을 밝혔다.

문학 2만 8000명 만원관중 앞에서 거푸 침체에 빠질 뻔한 상황을 타개한 데서 스스로 가치를 찾았다. 그리고 하나 더, “오랜만에 집사람과 아기가 야구장에 왔다. 기억에 남는 경기가 돼 좋았다.” 자기가 해줘야 될 순간을 알고 어김없이 해낸다. 어디로 보나 스타 맞지 않는가?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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