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현역? 연아는 “…”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28일 21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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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金19명중 15명 시즌후 은퇴… 은퇴해도 언제든 복귀 가능

세계피겨선수권대회가 열리기 전 국내외 취재진들은 김연아의 2연패 달성 여부보다 은퇴 여부가 더 큰 화제였다. 토리노에 온 외국 기자들은 한국 기자들을 볼 때마다 '은퇴 질문'을 꺼냈다.
김연아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은퇴해 아이스쇼에 전념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 도전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역대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19명 중 15명은 올림픽 시즌이 끝난 뒤 은퇴했다. 금메달을 딴 뒤 다음 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는 소냐 헤니(노르웨이)와 카타리나 비트(독일) 두 명뿐이다. 금메달을 딴 선수들의 평균 은퇴 연령이 21세에 불과할 정도로 선수 생명은 짧았다. 목표와 동기 상실이 가장 큰 이유다. 김연아도 "올림픽 이후 정신적으로 풀어졌다"며 목표를 이룬 뒤의 허탈감을 나타냈다.

은퇴를 하더라도 김연아는 언제든지 다시 현역으로 복귀할 수 있다. 아이스쇼를 뛰면서 개인 훈련을 충실하게 해 기량만 유지한다면 그랑프리 시리즈에 복귀할 수 있다.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김연아가 소치 올림픽까지 선수생활을 계속하길 바라고 있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의 한 관계자는 "어머니와 아버지도 연아가 선수생활을 더 하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김연아가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연아는 은퇴에 대해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김연아는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다. 조금만 더 생각할 시간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을 뿐이다.

이번 대회 결과는 김연아에게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김연아는 아사다 마오에게 밀려 2위에 그쳤고 미국의 신예 미라이 나가수에게 쇼트프로그램 1위를 내줬다.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김연아에게 새로운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올 시즌 첫 2등이 어색한 듯 시상식 뒤 포토타임 때 무의식중에 1등이 서는 중앙 자리에 섰다가 옆으로 비켜서는 모습도 보였다.

김연아는 31일 귀국해 아이스쇼(4월 16~18일)를 준비하면서 1개월 간 한국에 머물 계획이다. 소치 올림픽까지는 4년의 시간이 남은 만큼 일단 충분한 휴식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토리노=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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