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도 그린 ‘안선주 열풍’ 이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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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5일 19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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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LPGA 상금랭킹 1위 질주 두가지 비결

① 장타+쇼트 달인: 솟아오른 코스 많아 찰떡궁합
② 다이어트 효과: 10kg 감량 훈련…체력 강해져


일본여자골프(JLPGA) 투어 진출 첫해부터 성공시대를 활짝 열고 있는 안선주(23)가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겠다는 새 각오를 밝혔다. 25일 서울 성동구 장한평 골프연습장에서 열린 후원사 투어스테이지 퍼포먼스데이 행사에 참석한 안선주는 팬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진 뒤, 일본투어 성공기에 대해 소감을 밝혔다.

○ 데뷔전 우승으로 열도강타

데뷔무대는 떨리기 마련이다. 처음 접해보는 낯선 환경과 분위기에 적응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시작한 안선주의 일본투어 시작은 대성공으로 막을 열었다. 3월 7일 일본 오키나와 류큐 골프장에서 열린 다이킨오키드 레이디스오픈에서 내로라하는 일본의 우승후보들을 제치고 데뷔전을 우승으로 장식했다.

“첫 경기라 무사히 마쳤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 결과가 우승으로 이어져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기대했던 것보다 좋은 성적을 내 만족한다.”

일본 골프계가 발칵 뒤집혔다. 혹시 일본여자골프투어도 미국처럼 한국선수들의 텃밭이 되는 게 아닌가하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안선주는 지난 21일까지 3개 대회에 연속 출전했다. 우승 이후에도 10위와 5위에 오르며 모두 톱10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단숨에 상금랭킹 1위(25일 현재)를 꿰찼다. 완벽한 적응이다. 기대는 했지만 이정도로 빨리 우승컵을 들어올릴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못했다. 이 정도 페이스라면 슬슬 타이틀에 대한 욕심도 낼만하다. 안선주는 유독 상과 인연이 없었다. 그러나 안선주는 “천천히 가겠다”고 했다.

“신인왕. 아직 그런 건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 30개가 넘는 대회가 남아있으니 대회마다 최선을 다할 뿐이다. 마음을 비우고 배운다는 생각을 갖고 경기에 나서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안선주는 국내에서도 신인왕을 해보지 못했다. 2006년 함께 데뷔한 신지애라는 걸출한 스타로 인해 만년 2인자에 만족해야 했다.

○ 혹독한 훈련 뒤 우승 “보람 느껴요”

“(안)선주라면 일본투어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멀리 칠 뿐만 아니라 쇼트게임이 좋아 일본의 코스와는 궁합이 잘 맞을 것이다.”

안선주의 일본투어 진출 직후, 그를 오랫동안 지켜본 골프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그의 예언은 적중했다. 안선주가 일본투어에서 빨리 성공시대를 열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장타와 정확한 쇼트게임이라는 두 가지 비결이 존재한다.

일본의 골프장은 그린이 페어웨이보다 높은 지역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 통칭 포대그린으로 잘못 알려진 솟아오른 그린이다. 그래서 안선주처럼 멀리 치면서 쇼트게임으로 볼을 잘 세우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유리하다.

안선주는 국내 여자골퍼 중 최장타에 속했다. 2009년 평균 드라이버 샷이 265야드가 넘는다. 파 브레이크(파온 실패 뒤 파세이브한 것)와 리커버리( 해저드에 빠진 뒤 파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것) 비율이 20.71%(3위), 59.65%(2위)로 뛰어나다. 쇼트게임에서는 좀처럼 실수가 없는 선수다.

여기에 지난겨울 혹독한 훈련의 성과까지 더해졌다. 안선주는 지난해 10kg 정도를 감량하면서 체력적인 부담이 크게 줄었다. “음식조절과 운동을 통해 10kg 정도 줄였다. 힘들게 운동했는데 보람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 너무 기분이 좋다. 좋은 결과로 이어져 매우 만족한다.”

이제 막 출발을 시작했지만 결과는 대 만족이다. 이대로라면 지금까지 그 누구도 오르지 못했던 고지까지도 오를 수 있다. 아직까지 일본여자골프투어에서 한국선수가 상금왕에 오른 적은 없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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