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안되면 스피드로… KCC 먼저 웃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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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전 첫판 KT 6점차 눌러
임 재현-전태풍 36득점 합작

KCC가 빠른 농구의 대명사인 KT를 오히려 스피드로 제압하며 먼저 첫 승을 올렸다.

KCC는 2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홈팀 KT와의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국내 최장신 센터 하승진(221cm)의 부상 결장에도 임재현(18득점 4리바운드)과 전태풍(18득점 9어시스트)이 빠른 플레이를 주도하며 제스퍼 존슨(29득점)이 버틴 KT를 95-89로 이겼다.

이로써 지난해 챔피언 KCC는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타이틀 방어에 나설 가능성을 부풀렸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경우는 26차례 중 20차례였다.

하승진의 결장으로 높이의 우위가 사라진 KCC는 그 대신 스피드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경기는 3쿼터 중반까지 접전이었지만 이후 조금씩 KCC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었다. KCC는 3쿼터에 3점슛 3개를 연속으로 성공시킨 임재현의 고감도 슛을 앞세워 76-71로 마치며 마침내 승기를 잡았다.

이날 7개의 3점슛을 던져 6개를 림에 꽂아 넣은 임재현은 “전태풍에게 수비가 몰릴 테니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자신감 있게 던지라는 감독님의 주문이 있었고 슛 감각이 10개를 던지면 다 넣을 수 있을 만큼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 막판까지 KT의 추격은 끈질겼다. 결정적인 고비에서 KT의 추격을 따돌린 것은 전태풍이었다. 전태풍은 89-85로 쫓긴 4쿼터 막판 드리블로 치고 나오는 KT 조성민을 적극적으로 막아서며 수비해 공격권을 빼앗아 왔다. 이어 상대 3점슛 라인 부근까지 치고나가 KT 제스퍼 존슨을 바로 앞에 둔 채 허를 찌르는 패스로 골 밑 아래 있던 아이반 존슨에게 공을 전달한 뒤 골밑슛을 이끌어 승부를 갈랐다.

이날 사직체육관에는 지난해 최하위에서 정규시즌 2위로 뛰어오른 홈팀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듯 역대 플레이오프 사상 세 번째로 많은 1만2735명이 운집했다. 정규시즌을 통틀어 역대 사직체육관 최다 관중. 종전 기록은 2007년 4월 KT&G와의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기록한 1만24명이었다. 2차전은 2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전날 울산에서 열린 모비스와 동부의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에선 수비 농구의 진수를 보여준 모비스가 74-61로 이겼다. 모비스와 동부는 22일 울산에서 2차전을 치른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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