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취미는 태권도, 김치 맛도 구별하죠”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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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빙속간판 데이비스의 한국사랑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를 따낸 미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샤니 데이비스(28). 남자 1000m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그는 1만 m 금메달리스트 이승훈(한국체대)처럼 쇼트트랙 선수 출신이다. 그는 경기 뒤 “한국인 코치가 나를 많이 도와줬고 쇼트트랙 훈련에도 참여하게 해줬다”고 밝혔다. 그가 말한 코치는 미국 쇼트트랙 대표팀 장권옥 감독이다.

장 감독과 데이비스는 2002년 처음 만났다. 장 감독은 “내가 미국대표팀 코치가 된 것은 샤니 덕분이다. 올림픽 한 달 전까지 쇼트트랙 훈련을 병행하면서 가르쳤다”고 말했다. 데이비스가 출전한 남자 500m에는 숨은 이야기가 있다. 데이비스는 1차 시기가 끝난 뒤 장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기록을 전했다. 장 감독은 1000m에 전력투구하기 위해 2차 시기는 기권하라고 말했다. 데이비스는 이 조언을 그대로 따랐고 2006년 토리노 대회에 이어 1000m 2연패에 성공했다. 장 감독은 스피드스케이팅 감독이 아니지만 데이비스에 관해서는 모든 것을 총괄하고 있다.

데이비스는 동갑내기인 오노와는 둘도 없는 사이다. 둘은 평소 장 감독의 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훈련을 한다. 휴가 때도 장 감독의 집을 찾는다. 그렇다 보니 오노와 마찬가지로 데이비스도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 밴쿠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운영하는 정보시스템 ‘info 2010’을 보면 그의 취미는 태권도다. 한국음식도 굉장히 좋아한다.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기도 한다.

장 감독은 데이비스의 한국음식 사랑에 대해 묻자 ‘김치’를 예로 들었다. 장 감독은 “샤니는 김치맛을 구별할 줄 안다. 이 김치가 신맛이 나는지, 맛있는 김치인지 냄새만 맡고도 알 수 있다. 한식당에 가면 먼저 김치부터 맛을 보고 이 음식점이 맛집인지 아닌지 단번에 안다”고 말했다.

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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