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뉴욕 양키스에 새 둥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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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할 수 있는 팀 택해”… 기본 연봉 13억원

‘코리안 특급’ 박찬호(37)가 1994년 LA 다저스와 계약할 때의 일이다. 박찬호는 피터 오말리 당시 구단주에게 인사를 하러 갔다. 나름대로 신경을 써서 메이저리그 한 구단의 잠바를 사서 입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게 뉴욕 양키스 잠바였다.

브루클린 다저스 시절부터 다저스와 양키스는 라이벌 관계다. 박찬호가 미국 야구를 잘 몰랐기에 벌어진 일이었다. 다저스 관계자는 부랴부랴 다저스 잠바를 사 왔고 박찬호는 다저스 옷으로 갈아입고 구단주에게 인사를 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16년 뒤. 박찬호가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 양키스의 일원이 돼 양키스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는다. 박찬호는 2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Park 61 피트니스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키스에 입단하기로 결정했다. 1년간 불펜투수로 뛰면서 기본 연봉 120만 달러(약 13억 7700만 원)를 받는 조건이다. 성적에 따른 보너스로 3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카고 컵스는 선발 보직을 제안했지만 월드시리즈 정상을 밟을 수 있는 팀인 양키스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필라델피아에서 뛰었던 박찬호는 월드시리즈에서 양키스와 맞붙기도 했다.

이로써 박찬호는 아메리칸리그 소속의 클리블랜드에서 뛰고 있는 추신수와 종종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는 “추신수에게는 삼진을 잡아도, 홈런이나 안타를 맞아도 기분 좋을 것 같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박찬호는 지난해 필라델피아에서 3승 3패, 평균자책 4.43을 기록하며 팀의 내셔널리그 우승에 힘을 보탰다. 메이저리그 통산 120승 95패(평균자책 4.35)를 기록 중인 그는 4승만 보태면 노모 히데오(42·전 다저스)가 갖고 있는 메이저리그 아시아 투수 최다승 기록을 바꾸게 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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