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조범현 감독 “야수들 정신차려!” 호랑이 선생님 회초리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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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4일 07시 00분


“훈련상태 기대 미흡” 따끔한 질책

조범현 감독이 ‘호랑이 선생님’으로 변신했다. 야수들의 훈련 상태가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조 감독의 따끔한 일침에 KIA의
 일본 미야자키 캠프에는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조범현 감독이 ‘호랑이 선생님’으로 변신했다. 야수들의 훈련 상태가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조 감독의 따끔한 일침에 KIA의 일본 미야자키 캠프에는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다. 스포츠동아DB
KIA 조범현 감독이 잔뜩 화났다. 온화한 미소를 지우고 팀 상징인 호랑이처럼 무섭게 변했다. 3일 일본에서 야수들의 훈련 상태를 지켜본 소감을 묻는 질문에 조 감독은 “기대에 못 미친다. 이 정도로는 아직 한참 부족하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조 감독은 지난달 29일 괌에서 1차 전지훈련을 마친 투수, 포수를 이끌고 일본 미야자키 캠프에 합류했다. KIA 야수들은 투수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약 2주간 먼저 미야자키에서 여느 때 못지않은 고강도 훈련을 소화했다. 한껏 분위기가 달아올랐고 뜨거운 훈련열기 속에 한국시리즈 2년 연속 우승에 대한 자신감도 넘쳤다. 그러나 미야자키에 도착해 사흘간 야수들의 훈련 진척도를 점검한 조 감독은 “아직 멀었다”고 잘라 말했다.

조 감독은 “이제 곧 연습경기에 돌입한다. 자체 청백전에 이어 18일 일본 소프트뱅크와 연습경기를 시작으로 히어로즈, 롯데 등과 계속 경기를 한다”며 “그러나 아직 선수들 대부분의 페이스는 기대 이하다. 생각했던 것보다 속도가 늦다”고 따끔하게 질책했다.

KIA는 지난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과거 12년간 경험하지 못했던 스토브리그를 보냈다. 이종범, 이대진, 장성호, 김종국 등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는 베테랑 몇 명 뿐, 대부분이 데뷔 후 처음으로 우승팀에 쏟아지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그 만큼 선수단 분위기가 들떠있었다.

그 사이 타 구단은 경쟁적으로 전력을 끌어올렸다. 특히 두산, 삼성, LG는 히어로즈와 현금 트레이드로 몰라보게 달라졌다. 한국시리즈에서 KIA에 무릎을 꿇었던 SK는 복수의 칼을 갈며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그러나 KIA는 아무런 외부보강 없이 새해를 맞았다. 스프링캠프 이후 이뤄질 수 있는 트레이드가 남아있지만 주축전력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김상현 같은 ‘로또’를 매년 기대할 수는 없다. 반면 시즌 전 보완해야 할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낮은 팀 타율이 가장 큰 숙제로 꼽히고 최경환, 이재주의 은퇴로 좌·우 대타감도 새로 찾아야 한다.

조 감독은 투수력에 대해서는 “윤석민과 양현종, 이대진의 구위가 좋고 새 외국인투수 로드리게스도 기대 이상이다”며 만족해했지만 공격력에 대해서는 분발을 바라고 있다. 명문구단의 입지를 굳히려면 더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스스로에 대한 채찍질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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