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90분 許… 탈…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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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號, 남아공 프로팀과 0-0…“의욕만 앞선 무채색 축구”

처음엔 팔짱을 낀 채 꼿꼿이 서 있었다. 전반 30분쯤 지나자 팔을 벤치에 기대고 서서 심각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했다. 후반 30분이 지나자 벤치에 앉았다. 허탈한 표정으로 인상을 찌푸렸고,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 1년 7개월 만에 스리백 수비 실험

축구대표팀 허정무 감독 얘기다. 13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루스텐버그의 로열바포켕 스타디움에서 그는 경기 내내 한 번도 웃지 않았다.

이날 대표팀은 현지 프로팀 플래티넘 스타스와의 친선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지루하고 답답했다. 내용 면에서도 ‘무채색’이라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볼 점유율은 높았지만 소득은 없었다.

전날 허 감독이 예고한 대로 선발 라인은 잠비아와의 경기에 나서지 않았던 선수들이 주축이 됐다. 염기훈-이승렬이 투톱을 맡았고, 수비 라인은 1년 7개월 만에 포백이 아닌 스리백으로 나섰다. 왼쪽부터 김근환-조용형-김형일이 새로운 수비 라인을 형성했다.

경기 초반부터 한국의 공격은 이어졌다. 잠비아 전 참패(2-4패)를 만회하려는 듯 선수들은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의욕만 앞섰다. 조직력이 떨어져 패스 완성도가 낮았고, 거듭되는 볼 컨트롤 실수로 상대에게 쉽게 공격권을 넘겨줬다. 전반 17분 오범석의 헤딩슛을 제외하곤 뚜렷한 득점 기회도 얻지 못했다.

허 감독은 후반에 4-4-2 포메이션으로 전환하면서 7명의 선수를 교체했다. 김신욱-노병준이 새로운 투톱 역할을 담당했다. 후반 2분 골키퍼와 1 대 1 찬스를 맞은 김신욱의 슛은 골문 위로 떴다, 후반 중반 이후 김두현과 이동국, 최철순을 투입했지만 소득을 얻지 못했다. 허 감독은 “아프리카 팀을 상대로 공격은 잘 이어갔지만 마무리가 안 됐다. 아직 공(자불라니)의 특성에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 나이지리아, 이집트에 1-3 완패

이날 앙골라 벵겔라에서 열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첫 경기에서 남아공 월드컵 B조에서 한국과 대결하는 나이지리아는 이집트에 1-3으로 완패했다.

한편 남아공 고지대 적응훈련을 마친 대표팀은 그리스와 B조 1차전(6월 12일)을 치를 평균 해발 20m 안팎인 포트엘리자베스에 도착해 팩스턴호텔에 여장을 푼 뒤 곧바로 회복훈련에 들어갔다. 대표팀은 14일 오후 6시 넬슨만델라베이스타디움에서 현지 프로팀인 베이 유나이티드와 평가전을 치른다.

루스텐버그=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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