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 찬호-필리스 결별 손익계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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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2일 07시 00분


박찬호와 필라델피아가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박찬호는 “은퇴하기 전에 뉴욕 양키스와 시카고 컵스 같은 전통의 명문 구단에서 뛰고 싶다”는 소망을 밝힌 적이 있는데 귀추가 주목된다.
박찬호와 필라델피아가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박찬호는 “은퇴하기 전에 뉴욕 양키스와 시카고 컵스 같은 전통의 명문 구단에서 뛰고 싶다”는 소망을 밝힌 적이 있는데 귀추가 주목된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박찬호(사진)의 재계약 가능성은 사실상 멀어졌다. MLB.COM에 따르면 필리스의 루벤 아마로 주니어 단장은 최근 “박찬호가 다음 시즌 다른 팀에서 뛸 것이다. 양측의 액수 차가 크다”면서 “앞으로 며칠 사이 변화가 없다면 박찬호의 필리스 복귀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아마로 주니어 단장의 이 정도 발언이면 사실상 협상은 결렬이다. 협상 가능성의 여운을 조금 남겼지만 그동안 메이저리그 협상과정을 지켜본 바로서는 끝난 협상이나 다름없다.

박찬호 입장에서도 올시즌 구원투수로서 확실한 입지를 굳혔기 때문에 필리스 외에도 갈 팀은 있다. 지난 2년 프리에이전트 상황과는 현저히 다르다. 다만, 박찬호가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팀으로 가게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더구나 선발투수를 고집한다면 협상의 범위는 좁아진다.

박찬호는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2005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된 뒤 2006년부터 해마다 팀을 바꾸고 있다. 본인은 원하지 않았지만 ‘저니맨’이 됐다. 2007년 뉴욕 메츠, 2008년 LA 다저스, 2009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2010년 팀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뛴다는 것 자체는 선망의 대상이다. 메이저리그 진출은 바늘 구멍을 통과하는 것처럼 어렵다. 그러나 기왕이면 팀이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력을 갖춘 팀에서 활동하는 게 좋다.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때문이다. 박찬호의 올 진가는 LA 다저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과 뉴욕 양키스의 월드시리즈였다. 베테랑 박찬호의 모습은 미 전역으로 전파를 탔다. 포스트시즌은 매 경기가 미 전역과 전세계로 방영된다. 정규시즌과는 하늘과 땅차이다.

박찬호가 필리스 유니폼을 입고 월드시리즈 무대에 선 것은 그에게 찾아온 행운이었다. 이 월드시리즈 무대가 마지막이 될지는 알 수 없다. 뉴욕 양키스가 아닌 이상 월드시리즈 진출은 운수소관이다. 박찬호의 현 기량은 스스로 팀을 플레이오프에 이끌 변수는 아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외야수 추신수는 올해 타율 0.300, 홈런 20, 타점 86 ,도루 21개의 뛰어난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미국내에서 큰 주목은 받지 못했다. 뉴욕 양키스나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이 기록을 유지했다면 추신수는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할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클리블랜드가 일찌감치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고,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꼴찌로 처졌던 탓에 추신수의 활약상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필리스에서 활약한 박찬호와 대조를 이뤘다.

미국은 동부중심의 사회다. ESPN의 스포츠뉴스도 동부팀 중심이다. LA 다저스가 명문팀이면서도 스포츠뉴스에서는 크게 각광받지 못하는 이유는 3시간 시차가 있는 서부 팀의 한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박찬호는 여전히 선발투수에 미련을 두고 있다. 그를 원하는 팀도 있다고 했다. 많은 팬들은 2010년에도 박찬호가 플레이오프 경쟁력을 갖춘 팀에서 활동하기를 바란다. 그래야 포스트시즌에서도 그의 활약상을 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LA(미국) |문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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