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8번타자…이승엽의 싸늘한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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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3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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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스포츠동아 DB
이승엽. 스포츠동아 DB
SK 김성근 감독은 한국시리즈 기간 중 이승엽(33·요미우리) 얘기를 꺼낸 적이 있다. ‘안타까워 죽겠다’가 요지였다.

한국야구의 상징적 타자가, 일본 최고 연봉타자가 요미우리에서 대주자로나 출장하는 현실을 개탄했다. “지바롯데에서 요미우리로 갈 때 그렇게 말렸는데…”란 말속엔 요미우리란 팀의 특성상 이승엽이 배겨나기 힘들 것이란 비관이 담겨있었다.

언제든 대안을 마련할 ‘지갑’을 가진 요미우리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일본시리즈에서 이승엽 기용법을 보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요미우리가 용병에 대해 얼마나 냉정할 수 있는지, 2006∼2007시즌과 비교하면 격세지감마저 느껴진다.

니혼햄과의 일본시리즈 1차전(10월 31일)은 대타 겸 대수비로 나왔다. 그것도 2번째로 지명된 대타였다. 2차전(11월 1일)은 선발이지만 8번타자였다. 2연전에서 1안타씩 쳐냈지만 3차전(3일)부터 센트럴리그 룰에 따라 지명타자 제도가 사라진다.

알렉스 라미레스가 외야 수비를 보고, 외야수 가메이 요시유키가 1루로 이동하면 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 좌완투수가 나오면 벤치에 앉거나 중간 교체를 감수해야할 판이다. 치고 못 치고를 떠나 이승엽에게는 자존심이 구겨지는 일본시리즈가 되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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