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역전’ 김상현, 별중의 별로 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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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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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정규시즌 MVP… 신인왕 두산 투수 이용찬

프로야구 2009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김상현(KIA·왼쪽)과 신인왕 이용찬(두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무명 생활을 청산하고 MVP와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김상현은 “나를 보고 2군 선수들이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훈구 기자
프로야구 2009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김상현(KIA·왼쪽)과 신인왕 이용찬(두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무명 생활을 청산하고 MVP와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김상현은 “나를 보고 2군 선수들이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훈구 기자

3년 전 이맘때도 그는 양손에 트로피와 꽃다발을 들었다. 2006년 11월 2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2006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와 최우수 신인선수 투표 및 부문별 시상식장. 프로야구 2군 상무 소속이던 그는 짧은 머리에 군복을 입은 채 2군 홈런상과 타점상을 받았다. 행사장은 수많은 취재진과 팬들로 북적댔지만 그에게 말을 거는 사람은 없었다.

3년 뒤 스포트라이트는 온전히 그의 몫이었다. 취재진에 둘러싸여 움직이기도 힘들었다. 머리는 여전히 짧은 편이지만 검정 양복이 제법 잘 어울렸다. 2009년 10월 27일 서울 롯데호텔월드 크리스털볼룸. KIA 김상현(29)은 생애 최고의 날을 맞았다.

군산상고를 졸업한 김상현은 2000년 2차 지명 전체 42순위로 해태 유니폼을 입었다. 이듬해 1군에 데뷔했지만 성적은 형편없었다. 2002년 7월 LG로 트레이드됐다. 눈물을 흘렸다.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2003년에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그는 2004년 12월 상무에 입대했고 2군 타격 3관왕(홈런, 타점, 득점)으로 2007년 LG에 복귀했다. 그러나 여전히 눈에 띄는 선수는 아니었다.

LG는 지난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정성훈(히어로즈)을 영입했다. 김상현과 같은 포지션인 3루수였다. 이제는 설 자리조차 없었다. LG와 KIA가 맞붙었던 4월 19일. 김상현은 경기가 끝난 뒤 KIA행을 통보받았다. 이번에는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프로 10년차에 연봉 5200만 원을 받는 그로서는 마지막 기회였다. 하지만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상현은 지난 6시즌 동안 33홈런, 132타점을 기록했다. 올 한해 그는 6년 성적과 맞먹는 36개의 홈런을 때렸고 127타점을 올렸다. 1타점을 빼곤 모조리 이적 후에 거둔 성적이다.

프로에 데뷔할 때부터 김상현의 꿈은 우승 반지를 끼어 보는 것이었다. 지난해까지 그는 포스트시즌에 출전해 본 적이 없다. 타이틀도 한 개쯤 얻고 싶었지만 2군 타이틀뿐이었다.

김상현은 올해 홈런, 타점, 장타력 3관왕을 차지했다. 이적 첫해에 타이틀 3개를 얻은 것은 그가 처음이다. 이적 첫해 MVP도 그가 처음이다. 그의 팀 KIA는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신인왕은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이용찬(두산)이 안치홍(KIA)을 눌렀다. 이용찬은 올 시즌 26세이브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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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이훈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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