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 김하나 1600m계주도 금 4관왕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4일 03시 00분


한국 육상에 단비
멀리뛰기서 단거리 전향 5년만에 국내 최고 ‘우뚝’

황무지 같은 한국 육상계에 단비를 내린 깜짝 스타가 등장했다. 제90회 전국체육대회에 경북 대표로 출전한 김하나(24·안동시청)는 23일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여자 일반부 1600m 계주에서 3분43초42의 기록으로 우승하며 네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하나는 이날로 경기가 모두 끝난 육상에서 한국기록 2개를 세우며 유일한 4관왕을 차지했고 이번 대회 유력한 최우수선수 후보로 떠올랐다. 그는 대회 첫날인 20일 100m에서 1994년 이영숙이 세운 한국기록에 0.1초 뒤진 11초59의 대회기록으로 금메달 행진을 시작했다. 이어 21일 200m, 22일 400m 계주에서 한국기록을 세웠다. 둘 다 23년 만에 나온 한국기록이었다.

김하나는 뒤늦게 빛을 본 선수다. 선수 출신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때 육상에 입문했다. 고등학교 때까지 멀리뛰기 선수였지만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고교 졸업 후 인천 남동구청에 들어간 그는 훈련 중 발뒤꿈치를 다쳤다. 이때부터 도약에 어려움을 느껴 멀리뛰기에서 단거리로 주종목을 바꿨다.

김하나의 단거리 실력이 가파르게 상승한 건 2007년 1월 안동시청으로 팀을 옮기면서부터. 그의 자질을 눈여겨본 오성택 안동시청 감독이 그를 스카우트했다. 6월 대구 전국선수권대회 100m와 200m에서 우승했고 이번 대회에서 단거리 입문 5년 만에 국내 여자 최고 스프린터로 자리 잡았다. 키 170cm, 몸무게 57kg의 탄탄한 체격에 근력이 좋고 멀리뛰기를 하며 다져진 유연성까지 갖춰 짧은 기간에 단거리에 적응할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김하나는 “올해 동계훈련에서 착실히 준비해 내년에는 100m 한국기록을 깨고 싶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하나는 실력뿐 아니라 미모도 갖췄다. 이번 대회에서 남성 팬들의 사인 공세를 받을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다. ‘육상의 김연아’ ‘얼짱 스프린터’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는 이번 대회 남자 일반부 100m와 4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딴 임희남(25·광주광역시청)의 여자친구이기도 하다.

대전=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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