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의 ‘근성’… “오늘 끝장내자”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4일 03시 00분


SK, 한국시리즈 6차전서 KIA에 3대2 승리
송은범, 윤석민과 ‘리턴매치’ 기분좋은 복수

결국 끝까지 갔다. SK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KIA를 3-2로 꺾고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한국시리즈 챔피언이 최종 7차전에서 가려진 것은 2003년 현대와 SK의 대결 이후 처음이다. 그때는 현대가 챔피언이 됐다. 2004년 현대와 삼성의 한국시리즈에서는 무승부가 세 차례 나오는 바람에 9차전까지 갔지만 삼성이 거둔 승수는 2승이었다.

○ 홈팀 불패의 법칙

이날 홈팀은 SK였다. 중립 구장인 잠실에서 5, 6, 7차전이 열리는데 SK는 6차전이 홈이다. 더그아웃과 응원석 위치는 변함이 없지만 5차전과 달리 KIA가 선공이다. 올 시즌 한국시리즈에서는 1차전부터 홈팀이 모두 승리했다. KIA가 광주에서 2연전을 싹쓸이하자 SK는 문학에서 2연승으로 균형을 맞췄다.

SK는 손쉽게 득점행진을 이어갔다. 2회 1사 후 이호준의 홈런으로 선제점을 올렸다. 전날까지 한국시리즈에서 6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이호준은 “2차전에서 윤석민에게 병살타로 물러난 적이 있어 다시 아쉬움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SK는 3회 선두 타자 박재상이 2루타로 출루한 뒤 정근우의 희생 번트로 1사 3루를 만들고 박정권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보탰다. 4회에는 선두 타자 이호준이 안타로 출루한 뒤 역시 희생 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고 조동화의 적시타로 추가점을 얻었다. 교과서 같은 야구였다.

○ 송은범 리턴매치 승리


SK 선발 송은범은 2차전에서도 KIA 윤석민과 선발 맞대결을 했다. 2차전에서 윤석민은 7이닝을 7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고 송은범은 4와 3분의 1이닝 동안 2안타 1실점으로 잘 던지고도 타선이 도와주지 않은 탓에 패전의 멍에를 썼다. 하지만 다시 만난 대결에서는 희비가 뒤바뀌었다. 송은범은 5이닝 동안 삼진 4개를 낚으며 4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1, 2, 3회 연달아 1사 후 안타를 맞았지만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포스트시즌 첫 승리.

KIA도 쉽게 주저앉지 않았다. 8회 1사 후 이현곤이 SK 세 번째 투수 고효준에게 안타를 뽑아내면서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김원섭의 안타와 나지완의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 여기서 최희섭의 2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다음 타자는 정규시즌 홈런왕 김상현. SK 김성근 감독은 오른손 투수 채병용을 올렸다. 승부수는 통했다. 김상현은 2루 땅볼로 물러났고 KIA의 추격도 그게 끝이었다. KIA로서는 4회 1사 1, 2루에서 김상현이 오른쪽 담장을 넘긴 타구가 파울이 된 게 뼈아팠다. KIA 조범현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운명의 7차전은 24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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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병용 마무리 기용 적중
▽김성근 SK 감독=오늘 지면 끝이니까 선발 요원 채병용을 마무리로 기용했다. 8회 초 KIA의 추격을 2점으로 막은 게 오늘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선수들에게 경기를 즐기라고 했다. 나도 결과에 집착하지 않았다. 한국시리즈에서도 2연패 후 3승 3패까지 왔다. 선수들은 역할을 다했다. 내일 이기면 다행이지만 져도 잘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용규 1회 도루사 아쉬워
▽조범현 KIA 감독=이용규가 1회 3루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된 게 아쉬웠다. 완봉패를 당하지 않고 8회 2점을 추격한 게 내일 경기를 위해 도움이 될 것 같다. 윤석민은 밸런스가 안 좋았는지 초반부터 공이 가운데로 몰리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공격력에 기대를 걸고 싶다. 6차전까지 모두 홈팀이 이겼으니 거기에도 기대를 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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