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만만 야신…“SK 4연승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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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2일 07시 30분


큰소리 김성근, 믿는 구석은?

벼랑 끝에서 탈출한 SK 김성근 감독이 21일 문학구장에서 진행된 선수단 마무리 훈련을 지켜보며 사색에 잠겨 있다. 문학 | 박화용 기자
벼랑 끝에서 탈출한 SK 김성근 감독이 21일 문학구장에서 진행된 선수단 마무리 훈련을 지켜보며 사색에 잠겨 있다. 문학 | 박화용 기자
“승부는 물과 같아 어디로 흐를지 모른다.” “19연승 때부터 SK는 내일이 없었다.” “2007년 두산과 2009년 KIA는 다르다.”

한국시리즈(KS) 2패 뒤 2승. 시리즈 전체 판도를 가를 5차전을 하루 앞둔 21일 문학구장에서 만난 SK 김성근 감독은 선문답으로 낙관론을 차단했다. 그러나 어떨 땐 말보다 정황이 더 정확한 법. SK 훈련장의 풍경은 2패 뒤 보였던 평온함에 2연승 후엔 활기까지 섞였다. TV 인터뷰 도중 김 감독은 이례적으로 “4연승으로 끝내겠다”란 긍정화법을 구사했다. SK의 3년 연속 KS 리버스 스윕의 단초를 어디서 발견했기에?

○김 감독이 꼽은 긍정의 3요소

첫째 흐름이다. 김 감독이 단기전에서 아주 중시하는 요건이다. 특히 2패 뒤 2승이어서 숫자론 동률이지만 심리적으론 우위란 관점. 김 감독은 “계산대로 됐다”고 결산했다. 둘째 경험이다. SK는 2년 연속 KS 역전 우승과 올 플레이오프 두산전 2패 뒤 3연승의 역사를 갖고 있다. 덕분에 동요하지 않고, “선수들이 뭘 해야 되는지 알고들” 있단다. “내가 할 게 없다”란 말도 그래서 나온다.

감독이 게임을 만지지 않고, 경험을 믿고 흐름을 타는 쪽이 오히려 효과를 내고 있다는 의미. 4차전 9회 끝까지 윤길현으로 강행한 것도 그 맥락이다. 셋째 억울함이다. 고된 훈련과 시련을 거쳐 정상 일보 직전까지 올라온 만큼 선수들의 정신력이 실력 이상으로 발휘되고 있다는 진단. 일례로 이승호는 연일 연투 중이고, 윤길현은 시즌 중에도 안 나오던 148km 직구를 KS 4차전에서 찍었다. 주장 김재현은 21일 자청해 홀로 일찍 나와 특타를 50분 이상 소화했다.

○리버스 스윕의 요건

김재현 정근우 이호준 최정의 이름을 언급했다.

즉, 칠 타자들이 쳐줘서 5차전 로페즈-6차전 윤석민을 공략해야 우승할 수 있다는 얘기일 터. 또 4차전부터 희망을 봤다는 불펜진에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불펜 투수가 모조리 다 잘 던질 순 없기에 컨디션 체크와 등판 순서와 간격에 명운이 갈릴 상황이다.

인터뷰 말미 김 감독은 “승리 팬티” 징크스를 말했다. KS 2차전엔 예감이 나빠 일부러 입지 않았을 정도로 애착을 갖고 있다고. 필시 5차전 승리 팬티를 100%% 착용할 터. 김 감독은 “KIA에 만약 패하면 두산이 뭐가 되느냐. 두산을 봐서라도 이겨야겠다”란 말도 했다. 그러나 SK가 두산만 이기고 우승하는 팀이 아닌 걸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들렸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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