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 “내년시즌 후 은퇴” 폭탄선언

  • 입력 2009년 10월 16일 0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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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베스트는 내년까지가 한계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유종의 미”

SK 캡틴 김재현(34)이 15일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김재현은 “KIA와의 한국시리즈는 팀으로서도, 개인으로서도 중요하다. 내년(2010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 내년 한국시리즈에 또 나간다는 보장이 없기에 마지막이라 중요하게 여기고 열심히 하겠다. 선수들에게도 ‘마지막까지 멋있게 끝내서 유종의 미를 거두자’고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다.

워낙 예기치 못한 상황에, 돌발적으로 터져 나온 발언이어서 순간 좌중이 술렁였다. 김재현도 심경을 털어놓고, 약간 감정에 북받친 듯한 인상이었다. 나중에 김재현은 “작심한 발언은 아니었다. KS, 마지막 승부를 앞두고 ‘SK 후배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란 질문을 받자 순간적으로 말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김재현의 은퇴 발언은 전혀 사전 조율이 없었다. SK 구단 어느 누구도 언질을 받지 못했다. 심지어 김성근 감독조차 몰랐다.

김재현이 은퇴를 결심한 계기는 지난해 겨울, SK와 프리에이전트(FA) 잔류 계약에 사인했을 때다. 우선협상기간 막판 2년 계약에 합의했는데, 이 때부터 마음속으로 ‘이 계약을 채운 뒤 미련을 두지 않고 물러나겠다’고 결심했다. 오직 가족에게만 그 각오를 얘기해뒀다.

김재현은 올 정규시즌 112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1(289타수 87안타) 10홈런 51타점을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그러나 “나의 베스트는 내년까지가 한계”란 말속에서 최고일 때 물러나겠다는 자존심이 묻어났다. “2010시즌 아무리 잘 하더라도 은퇴 번복은 없을 것”이란 말까지 덧붙였다.

충동적인 타이밍에서 터뜨렸지만 김재현의 진심이 담긴 은퇴 발언에 따라 SK는 우승해야만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생겼다. 아울러 김재현이 왜 두산과의 플레이오프부터 그토록 간절히 팀을 위해 헌신했는지도 풀렸다. “젊은 선수가 많아 상황에 따라 분위기를 잡으려 노력하고 있다. 후배들이 활기차게, 편하게 해주는 것이 나의 일이다.” 김재현은 스타가 아닌 캡틴으로서,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을 한국시리즈를 맞고 있다.

광주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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