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드 열전의 현장] 경기 기다리는 팬들, 뭘 할까?

  • 입력 2009년 10월 15일 08시 48분


코멘트
DMB 닌텐도 게임은 디지털족

책 신문 등 아날로그 마니아도

14일 SK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5차전이 벌어진 인천 문학구장.

오후 3시 입장이 허용되자 SK 측 일반석은 금세 찼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오전 일찍부터 팬들이 기다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원하는 자리에 앉은 후에는 관중들의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된다. 경기가 시작되는 오후 6시까지 3시간의 시간을 보내는 게 여간 지겨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다리는 팬들의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디지털이 좋아요

시간을 때울 ‘장비’를 특별히 준비하지 못한 관중들은 휴대폰을 많이 애용한다. 친구에게 전화를 하고, 문자 메시지도 연신 날리고, MP3도 듣는다. 하지만 좀 더 계획적인 관중들은 자신만의 ‘비밀 병기’를 하나씩 들고 온다. 우선 닌텐도 게임기나 PSP를 갖고 와 경기 시작 전까지 게임에 몰입하는 ‘게임족’이 있다. 이들은 바쁘게 버튼을 누른다. 그러다 보면 정작 게임에 들어가 응원할 때는 손가락이 아프기 일쑤다.

MP3 플레이어와 헤드폰을 챙겨 음악을 듣는 ‘MP3족’도 있고, DMB로 TV를 보는 ‘TV족’도 빼놓을 수 없다. SK 나주환의 팬이라는 차성진 씨는 “기다리는 게 지루하다. 그래도 TV를 보다 보면 시간이 간다”고 말했다.

○아날로그도 괜찮아요

시대가 아무리 디지털로 변해도 아날로그 마니아들은 영원하다. 책을 보는 사람들이 대표적이다. 이날 문학구장에서 장편 책 한권을 손에 들고 있던 정광희 씨는 “선수를 몸 푸는 것도 보고, 그냥 가만히 있기도 하지만 시간이 더디게 간다. 그럴 때는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이런 ‘독서족’의 경우 시리즈를 빠지지 않고 오면 장편 한 권은 너끈히 해결할 수 있다.

‘신문족’도 있다. 스포츠 신문을 들고 와 전날 게임에 대한 기사를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스도쿠족’도 있다. 이들은 신문에 나온 스도쿠를 푸는 게 아니라 아예 스도쿠 책을 갖고 온다. 그래야 여러 문제를 풀면서 시간을 때울 수 있기 때문이다.

문학|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화보]‘융단폭격’ SK, 두산 14-3으로 꺾고 3년 연속 KS진출!
[화보]‘비에 흠뻑젖은 김현수 솔로포’ 우천취소된 PO5차전
[관련기사]IF, 3차전 끝내기 찬스 살렸다면…
[관련기사]동주, 방망이 ‘침묵’…수비도 ‘엉거주춤’
[관련기사]두산 치어리더 강미진 팀장 “치마 밑 훔쳐보는 ‘엉큼 팬’ 딱 질색!”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