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부상 최효진 “스탠드에 있어도 마음은 편해”

  • 입력 2009년 10월 5일 0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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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 8강 1차전 분요드코르전서 무릎 부상-통증 참아가며 2차전 투혼 대역전 4강 견인

4일 스틸야드에서 벌어진 포항 스틸러스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K리그 26라운드. 최효진(26)은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스탠드에 앉아 있었다. 부동의 오른쪽 풀백인 최효진은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출전 엔트리에서 아예 제외됐지만 표정은 오히려 밝아 보였다. 무릎 부상은 그가 ‘임전무퇴’ 정신으로 팀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려놓은 뒤 얻은 값진 ‘훈장’과 다름없기 때문.

지난 달 23일 분요드코르(우즈벡)와의 챔스리그 8강 1차전 원정에서 1-3으로 역전패한 뒤 최효진은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팀 패배도 그렇거니와 스스로 경기력이 실망스러웠다.

최효진은 “솔직히 경기 전 방심한 면도 있었다. 또 잔디도 익숙하지 않아 여러 번 위기를 자초했다”고 털어놨다. 더구나 후반 막판 무릎까지 다쳐 8월 30일 홈 2차전에는 뛰지 못할 판이었다.

최효진의 집요한 승부욕이 되살아났다. 파리아스 감독에게 “죽는 한이 있어도 뛰어야겠다. 복수하지 못하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을 것 같다”고 강력하게 출전을 희망했다.

고심하던 파리아스는 결국 최효진을 기용했고, 그는 무릎이 아파 공격 가담을 자제할 정도의 고통에도 연장 전반 1분 교체될 때까지 90분 이상 소화하며 팀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부상 후유증은 컸다. 이날 인천전에 이어 K리그 선두 다툼의 분수령이 될 7일 FC서울과의 홈경기에도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최효진은 “분요드코르에 제대로 빚을 갚아줘서 발 뻗고 자고 있다. 오히려 마음은 편하다. 빨리 회복해 그라운드로 돌아오겠다”며 웃음을 지었다.

포항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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