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판 패배가 보약 된 두산 “PO서도 웃자”

  • 입력 2009년 10월 5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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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신화에도 나온다. 끈기의 곰은 뚝심의 상징이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첫판을 뺏겼던 두산은 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롯데에 3연승을 거두고 SK가 기다리고 있는 플레이오프에 합류했다. 이로써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3차례, 플레이오프에서 2차례,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례 1차전을 내주고도 마지막에 웃은 기록의 팀이 됐다. 부산=연합뉴스
단군신화에도 나온다. 끈기의 곰은 뚝심의 상징이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첫판을 뺏겼던 두산은 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롯데에 3연승을 거두고 SK가 기다리고 있는 플레이오프에 합류했다. 이로써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3차례, 플레이오프에서 2차례,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례 1차전을 내주고도 마지막에 웃은 기록의 팀이 됐다. 부산=연합뉴스
준PO 롯데에 뚝심의 3연승 홀가분한 귀경
“2년연속 KS 쓴잔 이번엔 SK에 앙갚음” 별러

두산 베어스는 뚝심의 팀으로 통한다. 힘 좋은 곰이 팀 이름인 까닭도 있지만 역대 가을잔치에서 보여준 숱한 뒤집기 승부가 ‘두산=뚝심’이라는 공식을 팬들의 머릿속에 새겼다.

두산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에서 롯데를 3승 1패로 눌렀다. 1차전을 내준 뒤 내리 3승을 거뒀다. 1989년부터 열린 19차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내준 팀이 플레이오프에 오른 것은 두산이 처음이다. 롯데는 기선 제압에 성공하고도 잦은 실책과 허술한 주루 플레이로 허무하게 주저앉았다.

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에서 1차전의 중요성은 크다.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도 대부분 1차전 승리 팀이 마지막에 웃었다. 하지만 예외는 있는 법.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부터 그랬다. 당시 한국시리즈에서 삼성과 맞붙어 1차전 무승부, 2차전 패배로 위기에 몰리고도 4연승으로 패권을 차지한 팀이 바로 두산의 전신인 OB였다.

지난해까지 25차례 열린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내준 팀이 역전에 성공한 것은 모두 6차례. 그중 2번이 두산이었다. 26차례 열린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패전 팀이 승부를 뒤집은 것 역시 6차례. 그중 3번이 두산이었다. 두산은 1982년, 1995년, 2001년 3차례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했다. 모두 1차전을 내준 뒤 챔피언이 됐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1차전에서 진 뒤 “5차전까지 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적지에서 2연승을 거둔 덕분에 한층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3년 연속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게 됐다. 홍상삼 김선우 등 불안했던 선발진이 살아난 것도 준플레이오프에서 얻은 큰 성과였다.

두산은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아픈 기억을 남겨준 SK와 다시 만난다. 플레이오프로 무대가 작아지긴 했지만 이번만큼은 질 수 없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두산은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 1, 2차전을 연거푸 잡고도 SK에 4연패했고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도 1차전을 이긴 뒤 4연패했다. 지난해까지 2차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되레 두산보다 SK가 뚝심의 팀이었다. 올해는 두산의 뚝심이 다시 힘을 낼까. 그동안의 결과만 보면 차라리 1차전을 내주는 게 전화위복이 되지는 않을까. 플레이오프 1차전은 7일 오후 6시 문학구장에서 열린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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