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방망이, 무너진 마운드

  • 입력 2009년 9월 28일 03시 04분


‘화끈한 타격이 돋보였다!’ 4월 4일 개막해 6개월 가까이 달려온 2009 프로야구 정규 시즌이 26일 경기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8개 구단 전체 타율과 홈런은 1999년에 이어 역대 2위에 이르렀을 만큼 타고투저가 맹위를 떨친 한 해였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화끈한 타격이 돋보였다!’ 4월 4일 개막해 6개월 가까이 달려온 2009 프로야구 정규 시즌이 26일 경기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8개 구단 전체 타율과 홈런은 1999년에 이어 역대 2위에 이르렀을 만큼 타고투저가 맹위를 떨친 한 해였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지난해 프로야구 8개팀이 정규시즌에서 친 홈런은 646개(경기당 1.28개)였다. 올해는 1155개가 나왔다. 504경기에서 532경기로 28경기가 늘긴 했지만 지난해보다 1.8배 증가한 수치다. 경기당 홈런은 2개(2.17개)가 넘는다. 방망이는 불붙었고 마운드는 무너졌다. 보기 드문 타고투저(打高投低) 시즌이었다.》

■ 프로야구 정규시즌 결산
전체 타율 0.275, 평균자책 4.80… 타고투저 뚜렷
3할7푼대 타격왕-역대최소 ‘14승 다승왕’도 나와

○ 팀 타율-홈런 역대 2위

올 시즌 전체 타율은 0.275, 평균자책은 4.80이다. 이는 타고투저 현상이 가장 심했던 1999년의 타율 0.276, 평균자책 4.98에 이은 역대 2위 기록. 홈런 역시 1999년(528경기)의 1274개에 이어 2위다. 이승엽(요미우리)이 56개로 아시아 최고 기록을 세운 2003년(1063개) 이후 6년 만에 네 자릿수 홈런 복귀다.

1999∼2001시즌은 타고투저의 전성기였다. 3년 연속 팀타율 0.270, 평균자책 4.60을 넘었다. 하지만 2006년 평균자책 3.58, 타율 0.255가 되면서 이후 투고타저(投高打低)로 바뀌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07년부터 마운드 높이를 13인치에서 10인치로 낮추고 스트라이크존도 좁혔다. 국제대회 룰에 좀 더 가깝게 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했지만 공격 야구를 유도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그리고 프로야구는 3년 만에 다시 ‘1000홈런 시대’를 맞았다.

○ 역대 최저 승수 다승왕

올 시즌 타고투저는 개인 타이틀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타율에서는 1999년 마해영(롯데·0.372) 이후 10년 만에 3할 7푼대 타격왕이 탄생했다. 박용택(LG)은 막판 ‘타이틀 만들어주기’ 논란을 일으켰지만 0.372의 높은 타율로 타격왕이 됐다. 홈런왕 김상현(KIA)의 36개는 2003년 이승엽 이후 최다이고 김상현의 타점(127개) 역시 2003년 이승엽(144개) 이후 최다 기록. 김현수(두산)의 172안타는 2002년 마해영(롯데·172개) 이후 가장 많다. 참고로 2000∼2004년은 올해와 같은 팀당 133경기였다.

반면 투수 부문에선 역대 최소 승수 다승왕이 나왔다. 아킬리노 로페즈(KIA) 등 3명이 14승으로 공동 다승왕이 됐다. 이전까지는 2001년 신윤호(LG), 손민한(롯데)의 15승이 최소 승수 다승이었다. SK 김광현은 8월 2일 부상 이후 등판하지 않고도 2.80으로 평균자책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SK 19연승… 아시아 최다연승 신기록
■ 어떤 기록 쏟아졌나

개막일 사상 최다 관중(9만6800명)으로 4월 4일 막을 올린 2009 프로야구 정규 시즌이 26일 SK의 최다 연승 아시아 신기록 경신으로 막을 내렸다.

SK는 시즌 최종일인 26일 두산에 6-2로 승리해 연승을 ‘19’로 늘렸다. 이는 종전 기록인 1986년 삼성의 16연승은 물론 일본 프로야구의 18연승(1954년 난카이 호크스, 1960년 다이마이 오리온스)을 뛰어넘은 기록. 미국 프로야구 최다 연승 기록은 26연승(1916년 뉴욕 자이언츠)이다.

올해 프로야구는 역대 최다인 592만5285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다. 한화 송진우는 사상 첫 3000이닝 투구의 금자탑을 세운 뒤 은퇴했고 삼성 양준혁은 5월 9일 LG전에서 한화 장종훈 코치(340개)가 갖고 있던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하는 341호 홈런을 쳤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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