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이야기]유럽구단의 추잡한 어린선수 거래

  • 입력 2009년 9월 15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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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은 최근 유럽 프로축구단들이 해외에서 10대 선수를 무차별 ‘수입’하는 것에 태클을 걸었다. 잉글랜드의 첼시에 2011년 1월까지 선수 영입 금지 징계를 내린 게 대표적이다. 첼시는 즉각 변호인단을 구성했고 조만간 FIFA를 상대로 법률 전쟁을 치를 태세다.

이 분쟁의 중심에는 18세의 가엘 카쿠타가 있다. 왼발로 자로 잰 듯한 슛과 패스를 하는 카쿠타는 ‘왼발의 달인’으로 불린다. 첼시는 2007년 프랑스의 랑스에서 카쿠타를 영입했다. 랑스는 “첼시가 법을 어기며 8세 때부터 키워온 카쿠타를 강도처럼 빼앗아갔다”고 주장했다. 결국 FIFA 분쟁조정위원회는 카쿠타를 유소년 시절부터 키워준 랑스에 78만 유로(약 14억 원)를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FIFA는 18세 이하 선수의 이적을 금지하고 있다. 단, 부모가 축구 이외의 목적으로 해당 국가로 이사를 갈 경우에는 허용한다. 구단과 부모는 이 조항을 악용하고 있다. 첼시는 선수들이 상대 팀과의 계약을 파기하도록 유도하는 데 뛰어나다. 아스널에서 애슐리 콜을 영입할 때도 그랬다. 아스널도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FC 바르셀로나에서 영입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페데리코 마케다를 어린 나이에 이탈리아 라치오에서 영입했다. 모두 상대 팀으로부터 ‘부당한 스카우트’라는 비난을 받았다.

FIFA는 아프리카 또는 남미에서 유럽으로 오는 선수들의 거래에는 별 제재를 가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선수가 벨기에나 프랑스 등에 둥지를 틀고 빅 리그 입성을 꿈꾸고 있는데 여기서 파생하는 문제도 많다.

어린 선수를 거래하는 것은 아주 추잡하고 불법적인 사업이다. FIFA와 유럽축구연맹(UEFA)은 이런 불법 거래가 없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 부모들도 상처받기 쉬운 민감한 시기의 아이들을 이용해 돈을 챙길 생각을 해선 안 된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추잡한 상황을 수십 년간 이어진 잘못된 관례의 종착역으로 만들어야 한다.

브라질은 어린 선수의 최대 수출 시장이다. 룰라 브라질 축구협회 회장은 “17세 젊은 선수를 뺏기고 32세의 퇴물 선수를 받아들이는 현 구조가 브라질 축구를 망치고 있다. FIFA가 빨리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어린 선수의 불법 거래가 성행하게 된 것은 1974년부터 1998년까지 FIFA를 좌지우지 했던 브라질 출신 주앙 아벨란제 전 회장 때이다.

랍 휴스 잉글랜드 칼럼니스트 ROBHU800@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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