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굳이 던질까?
적장인 SK 김성근 감독은 11일 봉중근의 불펜피칭을 지켜봤다. “김광현은 집에 가야겠더라”란 한마디에 극찬이 압축돼 있다. 컨트롤만 따지면 “당장 일본 가도 10승”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동시에 김 감독은 12일 등판 강행을 의아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SK의 유, 불리를 떠나 투구 시 팔꿈치의 부자연스러움이 육안으로도 발견되는 상황이어서다. 좌투수 출신인 김 감독은 부상으로 현역 생활을 끝냈기에 남 일처럼 여기지 않는 듯했다. “투수는 수술 두 번 받으면 끝장”, “봉중근이 만에 하나 더 악화되면 한국야구의 손실”, “옵션이 걸려서 돈 몇 푼 때문에 등판한다면 슬픈 일”이란 말 속엔 안타까움이 실려 있다.
○누가 에이스를 관리하는가?
정작 봉중근 역시 “WBC 포함하면 170이닝을 넘겼다. 팔꿈치 염증은 쉬어줘야 낫는데 무리하다간 인대까지 손상될 수 있다”고 일말의 걱정을 내비쳤다. 그러나 LG 코치진이나 트레이너가 봉중근의 등판을 무리하게 추진할 상황은 아니다. 오히려 등판일정, 투구수, 엔트리 잔류 여부에 걸쳐 봉중근의 의중을 타진해서 반영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런 현실, 또 “13일이 마지막일 수 있다”란 발언은 봉중근의 팀을 생각하는 선의와 별개로 해석될 여지도 남긴다. 어느 LG 사람은 코칭스태프가 공표하기 전에 선수가 그런 발언을 꺼낸 데 대해 편치 않은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화보]‘WBC의 영웅’ LG의 에이스 봉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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