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雨하하”…장마철은 원투펀치 나름!

  • 입력 2009년 7월 11일 07시 53분


비(雨)시즌 관전포인트

1군엔트리 투수보다 야수가 많아져 - 롯데 이용훈 빼고 야수 문규현 등록

우천취소 늘면 선발 마운드 최소화 - 막강 1·2선발 활용 따라 각팀 희비바야흐로 ‘비(雨) 시즌’이다.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프로야구 8개구단은 날씨와의 또다른 전쟁을 펼치고 있다. 제갈량이 하늘의 기운을 읽고 동남풍을 이용해 적벽대전에서 승리했듯, 프로야구 감독들도 장마를 얼마나 잘 이용하느에 따라 울고 웃는다.

○전반기 종료 앞두고 시작된 ‘비 시즌’

10일에는 4개구장에서 모두 프로야구가 열렸지만 전날에는 마산(삼성-롯데) 한 곳에서만 경기가 펼쳐졌다. 장마는 11일 남부지방부터 시작해 12일에는 다시 전국으로 확산되고, 다음주 중반까지 장마의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프로야구는 23일까지가 전반기다. 8개구단 모두 11일부터 23일까지 11경기가 예정돼 있다. 그 중 3, 4경기 이상 우천취소될 가능성도 있다. 7월 24일-27일 4일간 올스타 브레이크. 따라서 각 팀은 이제 전반기에 마지막 승부수를 띄울 시점이다. 장마 기간까지 겹치자 사령탑들은 치열한 머리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

○엔트리도 투수보다는 야수 선택

장마라는 특수상황으로 인해 1군 엔트리 26명의 구성에도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투수의 숫자보다는 야수의 숫자를 늘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은 외국인투수 8일 루넬비스 에르난데스를 1군 엔트리에서 뺀 뒤 퇴출을 결정한 9일에도 투수를 올리지 않았다. 롯데전을 25명으로 싸웠다.

LG 역시 9일 외국인투수 릭 바우어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한 뒤 하루 늦은 10일에 투수가 아닌 야수 임도현을 1군에 불러올렸다.

김재박 감독은 “주중 KIA와의 3연전 중 2경기가 취소돼 다음주 화요일까지는 선발 로테이션에 여유가 있다. 주말이나 다음주초에 비로 경기가 더 취소되면 그만큼 필요한 선발투수는 적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간 최원호가 실전투구를 하고 있어 1군에 합류해도 되지만 무리하지 않고 확실하게 정상 컨디션을 찾을 때까지 기다린다는 생각이다.

롯데가 10일 제5 선발투수인 이용훈을 1군 엔트리에서 빼고, 야수 문규현을 등록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원투펀치에 운명이 달렸다

장마 시즌에는 에이스, 혹은 원투펀치의 질에 따라 각 팀의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 우천취소되는 경기가 늘면 선발투수 2-3명으로도 경기를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7년 한화는 장마철에 ‘절대 에이스’ 류현진만으로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두산은 리오스와 랜들의 막강 원투펀치를 최대한 활용했다. 당시 한화의 선발 로테이션은 ‘류현진-비-비-비-비’, 두산의 선발 로테이션은 ‘리오스-랜들-비-비-비’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또한 장마철에는 에이스를 두고 상대 에이스와 맞대결을 펼치느냐, 우회작전을 쓰느냐의 결정도 중요하다. 원투펀치가 상대적으로 약한 팀도 불펜요원을 총동원하고, 선발요원도 불펜으로 쏟아부을 수 있고, 타자들이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느끼면서 일시적으로 ‘투고타저’ 현상이 발생한다. ‘비 시즌’의 행운과 사령탑들의 지략대결을 지켜보는 것도 전반기 막바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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