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하… 어떡하지?”

  • 입력 2009년 6월 24일 08시 45분


몸 완벽하지 않아 대표팀 도움 안돼…‘제 식구 감싸기’ 잡음 일어날까 고민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허재(44·KCC·사진) 농구대표팀 감독이 국내 최장신(221cm) 센터 하승진(24·KCC) 딜레마에 빠졌다. 대표팀을 재소집해 8월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허 감독은 하승진을 본선에 맞춰 합류시킬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하승진은 지난 달 초 발목 인대 수술을 받고 대표팀에서 제외된 상태. 아시아선수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누구보다 하승진을 잘 아는 허 감독은 몸이 제대로 되지 않은 ‘공룡 센터’의 합류가 팀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승진은 지난 시즌을 소화하면서도 시즌 내내 재활 훈련을 병행했다. 몸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훈련으로 시즌 중반 이후 몸이 좋아지면서 플레이오프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허 감독은 “지난 1년간 하승진을 지도해보니 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으면 팀 경기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때문에 승진이 없이 현재 멤버로 조직력을 다지는 게 ‘대회 성적을 위해서는 더 좋다’라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허 감독은 소속팀 선수 하승진을 대표팀에서 제외하면 잡음이 일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허 감독은 “다른 선수들도 몸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인데 내가 승진이를 대표팀에서 제외하면 밖에서 보는 시선이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는 걸 잘 안다, 그래서 더 고민 된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허 감독은 22일 훈련을 마친 뒤 KCC 트레이너를 따로 불러 하승진의 상태를 점검했다. 하승진은 여전히 수술 부위에 통증을 느껴 가벼운 재활 훈련만 하고 있다.

하승진도 이런 허 감독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 하승진은 수술을 받기 전 “감독님을 위해서라도 뛰었어야 하는데 몸이 도저히 안 된다. 죄송할 뿐이다”고 미안함을 전하기도 했다.

허 감독의 스타일은 고민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다. 자신이 결정한 대로 과감하게 밀고 나간다. 하지만 이번 문제만큼은 허 감독의 머리카락을 더 빠지게 만들고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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